▲ 프로 입단 5년째를 맞은 지성준이 올 시즌 최재훈을 받칠 백업 포수를 꿰찼다.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막바지. 1군 야수 대부분을 확정 지었다던 한용덕 한화 감독은 포수진에 물음 부호를 달았다.

"한 선수를 빼고 나머지 한자리가 고민이다. 여러 명이 경쟁하는 체제다."

한 감독이 말한 '한 선수'는 주전 포수 최재훈(30). '나머지 한자리'는 최재훈을 받칠 백업 포수다.

한화 1군 캠프에서 뛴 포수는 최재훈을 포함해 4명이었다. 2006년 한화에 데뷔한 중간급 선수 정범모(31)와 1군에서 뛴 경력이 몇 안 되는 신예 둘 지성준(24)과 엄태용(24)이 경쟁했다. 한 감독은 "엄태용은 아직 더 커야 한다"고 시사하면서 사실상 정범모와 지성준의 2파전이었다.

시범경기 초반 90% 마음을 정했다던 한 감독은 20일 결정을 내렸다. 정범모를 NC로 트레이드하면서 프로 4년째 신예 지성준을 백업 포수로 확정 지었다.

지성준은 청주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충청권 최고 유망주로 꼽혔던 포수다. 초등학교 때부터 포수 마스크를 써 아마추어답지 않은 경험을 쌓았고 무엇보다도 어깨가 좋아 도루 저지에 장점이 있었다. 3학년 때 도루저지율이 38.5%로 고교 최고였다. 육성 선수로 입단한 그는 누구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렸다. 2015년 고치 캠프에서 상처가 가득한 그의 손바닥은 큰 화제가 됐다. 김성근 전 감독이나 신경현 전 배터리 코치 등 한화를 거쳐간 지도자들은 지성준의 노력에 하나같이 엄지를 치켜세웠다.

프로 생활을 시작하고 5년 만인 올해 한 감독 체제에서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은 지성준은 스프링캠프에서 타율 0.267(15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으로 타율이 0.176(17타수 3안타)인 정범모를 기록에서 앞섰다. 경기할 때나 훈련할 때나 파이팅 넘치고 패기 있는 모습에 한화 코칭스태프는 흡족해했다. 정범모보다 7살 어려 한화의 육성 기조에도 맞았다.

캠프에서 한 감독의 마음은 은연중에 지성준에게 기울었다. 한 감독은 캠프에서 "지성준이 좋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지성준은 예정된 훈련이 끝나고 강인권 배터리 코치와 곡소리 나는 훈련을 추가로 받았다. 강 코치는 "지성준은 포수인데도 스피드가 좋다. 타격도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지성준은 "이제 5년째다 보니까 어느 정도 경험치가 쌓인 것 같다. 투수들하고 호흡도 조금 더 편해진 느낌이 든다. 경기를 하다 보면 중요한 순간들이 오는데, 승부처에서 믿을 수 있는 포수가 되고 싶다. 공수에서 모두 승부처에서 강한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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