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이 기억될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맨체스터시티.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권토중래.' 직역하자면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돌아온다는 뜻이다. 해석하면 어떤 일에 실패한 뒤 다시 힘을 쌓아 그 일에 재차 착수하는 일을 뜻한다.

맨체스터시티와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 실패를 겪었다. 특히 과르디올라 감독으로선 '굴욕'의 시즌이기도 했다. 감독으로 데뷔한 뒤 승승장구하던 그가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적시장마다 바빴다. 무려 6명을 영입했다.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으로 이적에 쏟아부은 것만 2억 6415만 파운드(약 3913억 원)다. 에데르송 골키퍼를 비롯해 카일 워커, 베르나르두 실바, 다닐루, 벵자맹 멘디를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했고, 아이메릭 라포르트까지 겨울 이적시장에서 품에 안았다. 에데르송과 워커는 확실한 주전. 실바와 다닐루, 라포르트는 아직 로테이션 멤버지만, 주전들의 체력 안배와 부상 이탈 등의 변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면서, 경기 수준을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는 좋은 카드다. 멘디만 큰 부상으로 활약이 아쉬울 뿐이다.

힘을 쌓고서 돌아온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판도에서 압도적으로 선두를 질주하며 '흙먼지'를 일으켰다. 맨시티 뒤를 쫓아온 팀이 없다. 맨체스터시티가 13일(한국 시간) 영국 스토크시티 BET365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스토크시티와 경기까지 2-0으로 승리했다. 승점 81점(26승 3무 1패)을 기록하면서 선두를 내달렸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이 사실상 종료를 알렸다. 2위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승점 65점이다. 맨유가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승점 89점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맨시티는 남은 8경기에서 3승, 즉 승점 9점만 추가하면 자력 우승을 확정한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뒤 "충분한 기회를 만들었고 탄탄하게 경기를 운영했다"면서 "이제 우리는 챔피언이 되기까지 2,3경기만 남겼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사실상의 우승 선언이다.

▲ 신중한 과르디올라 감독이 '우승'을 입에 올렸다.

이제는 대기록에도 도전한다. 2003-04시즌 아스널이 세웠던 무패 우승 기록을 재연하진 못했다. 23라운드에서 난타전 끝에 리버풀에 3-4로 패했기 때문이다. 대신 '전에는 없었던(전무, 前無)' 기록이고 '이후로도 없을(후무, 後無)' 최소한 매우 어려울 기록들에 도전한다.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최다 승점 우승에 도전한다. 2004-05시즌 첼시가 승점 95점(29승 8무 1패)을 기록해 우승을 차지해 역대 최다 승점을 기록하면서 우승 컵을 들었다. 맨시티가 남은 8경기에서 승점 15점만 쌓으면 첼시의 기록을 경신한다. 5경기 이상 승리하면 된다.

내친 김에 더 대단한 기록을 노린다. 프리미어리그 최초 승점 100점 우승도 가능하다. 맨시티가 남은 경기 8경기에서 승점 24점을 더 쌓을 수 있다. 전승으로 시즌을 마친다면 105점으로 시즌을 마친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아무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현재 맨유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주제 무리뉴 감독이 2011-12시즌 승점 100점으로 우승한 경력이 있다.

한 시즌 최다 승리 기록도 바꿀 수 있다. 지난 시즌 첼시는 30승 3무 5패를 기록하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무승부도, 패배도 가뭄에 콩 나듯 거뒀다. 8경기에서 5승을 추가하는 것도 무리로 보이지 않는다. 맨시티는 3라운드부터 20라운드까지 18경기 연승 기록을 했고, 최근에도 4연승을 달리고 있다.  

다음달 8일 맨유와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이후에도 토트넘전을 제외하면 강팀과 경기는 없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가 우승 조기 확정은 물론 각종 기록에도 다가서며 '역대 최고'의 팀이 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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