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규.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한화 이용규는 지금 타격 폼을 수정하고 있다. "겉에서 보면 잘 모를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오른 다리를 뻗지 않는다는 것 만으로도 큰 변화다.

타격폼은 언제든 제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좋지 않은 결과나 나오면 예전의 좋았던 시절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제 오른 다리를 앞으로 뻗었다가 포수쪽으로 돌려 나오며 타이밍을 잡는 이용규는 당분간 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타견폼 변화의 출발이 가볍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용규 놀이'다. 그 중심엔 오른 다리가 있었다. 오른 다리를 끌어올렸다 내리는 과정 속에서 타이밍을 잡고 상대의 공도 예측해 왔다.

이 근간이 흔들린다는 건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이용규는 다리를 가볍게 들다 내리는 대신 앞으로 뻗었다 당기는 과정을 생략했다.

특히 이용규는 특정한 계기가 있어서라 아니라 야구를 처음 시작 할때부터 다리를 들고 쳤다. 이젠 습관을 넘어 그의 스윙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이 부분을 무너트리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용규는 변화를 택했다. 오른 다리를 들어 중심이 뒤로 모이다 보니 엉치뼈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부상 방지를 위해 평생 해 온 폼을 버리기로 했다.

가장 걱정이 됐던 것은 선구안이었다. 오른 다리로 타이밍을 잡아 온 이용규다. 다리로 공을 봤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다리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하며 타격을 해 왔다.

때문에 다리를 앞으로 차지 않고 놓고 치게 되면 장기인 선구안이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일단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용규놀이가 여전히 살아 이기 때문이다.

이용규는 19일 요코하마전부터 계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단 부상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음을 뜻한다. 겨우 내 부상 방지 훈련에 올인한 이용규가 첫 실전부터 투입될 수 있을 정도의 몸을 만들었다는 것이 포인트다.

두 번째는 결과다. 다리를 뻗지 않지만 특유의 용규 놀이는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있다.

19일 첫 경기서는 유감 없이 용규 놀이가 발휘됐다. 첫 타석에서 요코하나 선발 사카구치를 상대로 6개의 공을 던지게 한 뒤 볼넷으로 출루했다. 두 번째 타석에선 무려 10개의 공을 던지게 한 뒤 또 다시 볼넷으로 나갔다. 우리가 알던 이용규의 모습으로 돌아 온 것이다.

이용규에게 괴롭힘을 당한 두 명의 요코하마 투수는 연습경기임에도 1이닝에 20개 이상의 공을 던져 마이너스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20일 요코하마전서는 2타수 1안타를 치며 좋은 감각을 뽐냈다. 공도 잘 보고 치는 것에도 이상이 없음을 보여준 연습경기였다.

이용규는 "연습 경기 결과가 나쁘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판단하긴 이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도 "타격 폼을 바꿨다고 해도 특별한 것은 없다. 그냥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일단 출발이 좋으니 기분은 좋다. 오른 발로 타이밍과 선구안을 조절했던 것은 맞다. 지금은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 출발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지난 해 3년만에 다시 출루율이 3할대로 떨어졌다. 이용규가 바뀐 타격폼을 앞세워 출루머신 다운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 지 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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