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UFC 웰터급 11위 도널드 세로니(34, 미국)가 3전 4기 만에 UFC 20승을 신고했다.

세로니는 19일(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프랭크 어윈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26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15위 얀시 메데이로스(30, 미국)를 1라운드 TKO로 격침시켰다.

세로니는 4연패를 끊고 UFC 20번째 승리로 마이클 비스핑, 조르주 생피에르와 함께 최다승 선수가 됐다.

웰터급으로 체급을 올려 4연승을 달렸던 세로니는 UFC 20승을 눈앞에 두고 3연패에 빠졌다. 지난해 10월엔 신예 대런 틸에게 졌다.

세로니와 마찬가지로 메데이로스 역시 라이트급에서 웰터급으로 올린 파이터. 션 스펜서, 에릭 실바, 알렉스 올리베이라를 모두 피니시로 잡고 3연승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세로니와 경기는 상위 랭킹 진입의 발판을 마련할 무대였다.

두 타격가는 시작부터 거칠게 치고받았다. 라운드 중반 뜬금없이 서로의 공격을 칭찬하기도 했다.

여기서 리치를 활용한 메데이로스의 공격이 조금 더 날카로웠다. 세로니의 타격 거리 밖에서 공격하니 세로니로선 방어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세로니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메데이로스가 들어오는 틈을 노렸다.

메데이로스가 전진할 때 복부에 펀치 연타를 넣어 밀어낸 뒤 안면에 원투 펀치 연타로 메데이로스를 쓰러뜨렸다.

메데이로스는 20번 싸우면서 KO패가 두 번 밖에 없을 만큼 맷집이 좋다. 그러나 세로니의 그림 같은 펀치 콤보를 견디지 못했다.

세로니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아래에서 자랐다. 세로니가 경기할 때면 할머니가 경기장을 찾는다.

경기에서 패배한 메데이로스가 펜스를 넘어 세로니의 할머니에게 향했다. 몇 마디를 나눈 뒤 입맞춤을 하면서 존경심을 보였다.

세로니는 "할머니가 더 호응을 얻어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세로니는 UFC의 공무원으로 불린다. 2011년 5경기, 2012년 2경기, 2013년 4경기, 2014년 4경기, 2015년 4경기, 2016년 4경기, 2017년 3경기를 뛰었다.

"어서 다음 경기를 잡아 달라". 세로니의 마지막 말이다.

야수에게 남아 있던 한방…데릭 루이스 역전승

1라운드는 장군멍군이었다. 먼저 데릭 루이스(33, 미국)가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마르신 티부라(32, 폴란드)를 옥타곤 바닥에 눕혔다. 티부라는 폴란드 산(産) 매미. 그라운드 기술이 루이스보다 좋다. 루이스의 공격을 버틴 뒤 포지션을 뒤집어 풀 마운트에 성공했다.

2라운드에서도 같은 양상. 단 이번엔 티부라의 시간이 더 길었다. 2라운드 중반부터 끝날 때까지 루이스의 등과 배 위에 올라타 있었다. 티부라의 그라운드 공격은 허리가 좋지 않은 루이스에겐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루이스에겐 한 방이 있었다. 3라운드 온 힘을 실어 티부라를 뒤집더니 펀치 연타로 티부라를 쓰러뜨렸다. 한 번도 KO로 지지 않았던 티부라. 이번엔 버티지 못했다.

6연승 뒤 마크 헌트에게 덜미를 잡혔던 헤비급 7위 루이스는 통산 19번째 승리(5패 1무효)를 신고했다. 9위 티부라는 파브리시우 베우둠전에 이어 2연패. 통산 전적 16승 4패가 됐다.

사기 유닛 제임스 빅

프란시스코 트리날도(39, 브라질)는 폭발적이다. 마치 미들급 헥터 롬바드 같이 앞만 보고 전진하는 파이터다.

그러나 상대는 키가 190cm인 제임스 빅. 라이트급 최장신으로 키 175cm인 트리날도보다 무려 15cm 크다. 트리날도가 공격할 때 빅의 머리는 거의 공중에 있었다. 트라날도의 오버핸드 훅은 계속해서 허공을 갈랐다.

반면 빅은 멀찌감치 떨어져 공격을 해도 트리날도에게 닿았다. 지난 3경기를 모두 피니시로 끝낸 빅이지만 트리날도와 근접전을 섞을 이유가 없었다. 1, 2라운드를 가져갔다고 판단하고 3라운드엔 아예 방어만 했다.

빅은 실리를 택했다. 라이트급 4연승. 현재 12위인 랭킹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빅은 "피니시를 시키고 싶었는데 새끼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밝히며 "난 UFC에서 9승 1패다. 케빈 리, 마이클 키에사, 라이트급 톱 10 누구든 싸우고 싶다. 날 피하지 말아 달라"고 소리쳤다.

베테랑 알베스 신예에게 덜미

티아고 알베스(34, 브라질)는 2001년 데뷔해 UFC에서만 21번 싸운 베테랑 중 베테랑. 웰터급 타이틀전을 펼쳤던 강자다.

상대 커티스 밀렌더는 30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옥타곤에 선 늦깎이 신예. 그러나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밀렌더는 마치 두 체급 위 선수 같았다. 키가 한 뼘 이상 컸으며 팔과 다리도 월등히 길었다. 먼 거리에서 밀렌더의 묵직한 공격이 계속해서 적중했다. 반면 알베스의 공격은 밀렌더에게 닿지 않았다.

1라운드 중반 밀렌더가 오른손 훅으로 알베스를 쓰러뜨렸다. 단 세리머니를 먼저 했다가 경기를 끝낼 기회를 놓쳤다. 알베스는 회복이 빨랐다. 베테랑답게 공격 태세로 밀렌더의 맹공을 저지했다.

그러나 체격 차이가 문제였다. 2라운드 고개를 숙이지도 않았는데 밀렌더의 니킥이 얼굴에 들어왔다. 알베스로선 상상도 하지 못했을 장신의 기습 공격이었다. 이번엔 일어나지 못했다.

웰터급에서 오래 경쟁했던 알베스이지만 체급 내에서 자신보다 더 큰 강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통산 12번째 패배. 최근 4경기에서 1승 3패다.

밀렌더는 UFC 데뷔전에서 대어를 제물로 8연승을 이어 갔다. 3경기 연속 KO 승리다.

노스컷은 역시 라이트급

UFC가 대놓고 키웠던 세이지 노스컷(21, 미국). 그런데 2016년 라이트급에서 웰터급으로 체급을 올렸더니 처음으로 졌다. 곧바로 라이트급 경기에선 이겼지만 웰터급 경기에서 또 패배. 노스컷은 지난해 11월 마이클 퀴뇨스와 경기로 라이트급에 안착하기로 했다.

티보 구티(30, 프랑스)를 상대로 들고 나온 전략은 타격전. 1라운드 초반 기습적인 태클로 테이크다운에 성공한 뒤로는 타격 싸움에 집중했다.

비록 1라운드와 2라운드 접근전에서 큰 펀치를 허용하고, 2라운드엔 내내 아래에 깔리는 위기가 있었으나 노스컷은 경기 내내 주먹과 발차기로 유효타를 쌓았다. 3라운드가 끝났을 때 유효타가 111-29로 크게 차이 났다. 가라테를 수련한 선수 다운 몸놀림이었다.

2015년 UFC 데뷔전 이후 처음으로 고향인 텍사스 무대에 선 노스컷은 UFC 2연승이자 종합격투기 10번째 승리(2패)를 챙기고 활짝 웃었다. UFC에서 라이트급에선 5승 무패. 웰터급에서만 2패다. 더 이상 웰터급 '외도'는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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