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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S] 원진아, 살아 있어서 다행인 지금 이 순간

기사승인 2018.02.14 06:30
▲ 어렸을 때 교통사고를 당한 원진아는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살아 있어서 다행이에요.”

모두가 ‘늦었다’고 말할 시기에 연기를 시작했고, 첫 드라마 작품에서 주연을 따냈다. 어렸을 때 당한 교통사고에서 살아남지 않았다면 이룰 수 없는 기쁨이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자신이 목표로 하는 것에 한 걸음씩 나아가는 지금 이 순간 원진아(27)는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한다.

원진아는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극본 유보라, 연출 김진원)에서 하문수 역을 맡아 16부작을 이끌었다. 하문수는 어린 시절 백화점 붕괴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지만, 동생을 잃은 아픔을 가진 인물이다. 딸을 잃은 슬픔에 빠진 어머니, 그런 어머니와 갈라선 아버지 사이에서 상처를 숨긴 채 살았다.

묵묵히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동안, 하문수에게 특별한 것은 없었다. 연애도 사치였다. 아픔에 잠겨 죽지 않기 위해 절망 같은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다만 붕괴사고에서 함께 살아남은 이강두(이준호 분)를 만나면서 상처를 치유해갔다. 이강두를 만나 ‘진짜 자신’을 보여줬고, 그런 자신을 이해받으며 사랑을 키워갔다. 이강두도, 하문수도 서로라는 존재 덕분에 ‘살아서 다행’이라고 느꼈다.

그런 순간은 원진아에게도 있다. 원진아는 “어렸을 때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달리기가 느려서 살았지, 죽었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며 “지금은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어느 순간이든, 너무나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을 상상도 못 했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기에 살아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원진아는 원하는 연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벌써 자리를 잡은 또래 배우들보다 늦은 것도 사실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원진아에게 ‘늦었다’고 할 수 있지만, 원진아는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때와 시기는 모두 다른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연기를) 시작했더라도 지금에서야 기회가 올 수 있는 거고, 이 드라마가 첫 오디션이었다고 해도 이때 제가 할 거였기에 된 것일 수 있죠. 선배 중에는 3~40대에 연기를 시작한 분도 있고, 원하지 않아도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한 사람도 있을 수 있어요. 시작하는 시기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원진아. 제공|JTBC

운명처럼 다가온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원진아의 마음을 충분히 울렸다. 조심스러웠던 부분은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다루고 있는 소재다. 백화점 붕괴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을 슬프게 했던 재해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되려 피해자들의 상처를 들쑤시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러웠다. 

원진아는 “(피해자나 가족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상처가 있을 거다. 그러다 보니 무겁게 표현해서 오히려 가짜처럼 보이면 어떻게 하나, 가볍게 표현해서 실례가 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되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감히 그분들의 고통이 어떨지 헤아려보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참고를 할 때도 다른 사람의 다큐멘터리나 인터뷰는 보지 않았다”며 “오로지 하문수의 슬픔만 보려고 했다. 문수의 감정이 어떨지에 대해서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마음을 울렸던 대사는 상처와 관련된다. 배우 나문희의 대사들은 “명치를 툭툭 치는 듯한” 느낌을 안겨줬다. 그중에서도 “우는 소리 크다고 해서 더 아픈 게 아니다”라는 대사가 원진아의 마음에 와닿았다. 하문수에게 하는 말이었지만, 원진아라는 사람에게 하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원진아는 “첫째다. 그러다 보니 엄마가 의지를 많이 한다. 힘든 이야기, 아픈 이야기를 꺼낼 수가 없더라. 아닌 척하려다 보니까, 겉으로 씩씩해지고 밝아지더라. 그 마음을 아무도 몰라준다”며 “‘평탄하게 살아왔나 보다’ ‘가정이 화목한가 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저도 나름의 아픔이 있다. 그런데 그 대사가 위로 해주는 말처럼 들려서 울컥했다”고 설명했다.

▲ 원진아. 사진|한희재 기자

표현을 하지 못하는 것은 ‘그냥 사랑하는 사이’의 하문수와 닮았다. 큰 아픔, 힘든 아픔은 티를 내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하문수를 만나고, 그에게 배운 게 있다. 원진아는 “문수도 힘든 이야기를 잘 안 하잖나. 그런데 얘가 강두를 만나서 터트린다. 표현을 안 하는 것은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다. 표현을 하고 나면 시원하게 해소된다. 문수처럼 그런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원진아에게도 ‘하문수에게 찾아온 이강두’와 같은 사람이 있을까. 원진아는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서 만난 스태프들을 꼽았다. 그는 “가족이 아니라 남들과 살을 맞대고 밥을 같이 먹으며 현장에 있어 본 게 처음이다. 같이 있다 보니까 힘든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알아주시더라”며 “힘든 척하지 않으려고 괜찮은 척, 씩씩한 척하려고 했다. 그걸 다 아시더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사람이 100명 가까이 있는 것 같아 고마웠다”고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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