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교덕 기자의 따끈따끈한 전화 인터뷰 팟캐스트 '유일남 라디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다. 왼쪽 정강이에 맞은 '낮은 레그킥' 연타, 고통이 밀려왔다.
'마에스트로' 김동현(29, 부산 팀 매드/㈜성안세이브)은 13일 격투기 전화 인터뷰 팟캐스트 '유일남 라디오(http://www.podbbang.com/ch/15032)'와 인터뷰에서 "1라운드에 두 번째 로킥을 맞았을 때부터 다리가 삐걱거리는 느낌이 났다. 디딜 때 힘이 실리지 않더라.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김동현은 지난 11일 호주 퍼스에서 열린 UFC 221에서 데미안 브라운(33, 호주)과 맞섰다.
원래 작전은 압박해서 상대 공격을 끌어내는 것. 하지만 낮은 레그킥을 맞고 왼쪽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적극적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고통 때문에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원래 작전은 압박이었다. 상대의 주먹을 피하고 카운터펀치를 쓰려고 했다. 꽂히면 KO로 이길 수 있다고 봤다. 브라운을 케이지 펜스로 계속 몰려고 했다."
"상대가 부상 사실을 알아채면 안 될 것 같아서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포커페이스로 경기했다. 왼쪽 다리를 앞에 두고 있으면 문제가 생길 게 뻔했다. 몇 대 더 맞으면 위험했다. 사우스포로 섰다가 오소독스로 썼다가 왔다 갔다 했다."
강자는 위기에서 빛난다. 김동현의 돌발 변수 대응이 좋았다. 잽을 앞세운 원거리 타격전이 효과를 봤다. 2-1로 판정승해 옥타곤 3연승을 달렸다.
무엇보다 감탄을 자아내는 건 그의 인내심. 고통을 10분 넘게 참았고 내색하지도 않았다. 양성훈 감독 등 세컨드에게조차 부상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세컨드에게 부상을 말하지 않았다. (원래 그러면 안 되지만) 그냥 말하기가 싫더라. 사실 부러진 것도 몰랐다. 2라운드 끝나고 휴식 시간에 다리 고통이 더 심해져 가슴팍에 대고 있던 얼음을 다리로 슬쩍 갖다 댔다"며 웃었다.
경기가 끝나고 엑스레이 사진을 본 김동현은 놀랐다.
"낮은 레그킥, 너무 아프다. 케이지 내려오고 백스테이지에서 의사가 다리가 부러진 것 같다고 했다. 놀라서 '예?'라고 되물었다. 설마 부러졌으리라곤 생각 못 했다. 길버트 멜렌데즈나 로리 맥도널드도 그렇게 맞고 안 부러졌는데. 병원 가서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보니 아주 예쁘게 부러져 있더라. 하하하."
김동현은 올해 세 차례 이상 경기를 뛰어 연승을 이어 가고 UFC 라이트급 랭킹에 들어가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장기간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 돌발 변수에 김동현은 "안 다쳤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워하면서도 "어설프게 치료하고 나가는 것보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뒤 경기하는 게 낫다. 돌아와서는 더 자주 경기하겠다"고 약속했다.
"팬 여러분의 응원 덕에 힘내서 싸울 수 있었다"는 김동현은 "이제 곧 설날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했다.
13일 아침 한국으로 돌아온 김동현은 오는 14일 병원을 찾는다. "수술은 받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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