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마크 헌트(43, 뉴질랜드)는 펀치가 제대로 걸렸다 싶으면 상대를 더 때리지 않는다. 그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채우는 일명 '워크 오프 KO(Walk-off KO)'다.

그러나 지난 11일 UFC 221에선 달랐다.

강펀치를 맞은 커티스 블레이즈(26, 미국)가 쓰러지지 않았다. 비틀거리면서도 맷집으로 버티더니 테이크다운에 성공해 충격을 회복했다.

결국 2, 3라운드에도 톱포지션을 차지하고 헌트를 계속 눌러 놓은 블레이즈의 3-0 판정승. 1라운드에 워크 오프 KO 기회를 날린 헌트는 터벅터벅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블레이즈는 예전부터 '한 맷집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2016년 4월 UFC 파이트 나이트 86에서 '프레데터' 프란시스 은가누(31, 카메룬)의 펀치를 버텼기 때문이다.

블레이즈는 은가누에게 정타를 허용했으나 쓰러지지 않았다. 은가누가 휘두르는 펀치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던 다른 선수들과 달랐다.

눈이 퉁퉁 붓는 바람에 2라운드 종료 닥터 스톱 TKO패가 선언될 때 "그럴 수 없다"며 억울해하던 그였다.

▲ 커티스 블레이즈는 프란시스 은가누의 펀치도 버틸 적이 있다. 신세대 '맷집왕'이 등장했다.

블레이즈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은가누와 싸울 때도 맷집에 자신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옥타곤 데뷔전에서 은가누와 싸웠다. 그는 내가 만난 가장 강한 펀치의 소유자다. 헌트보다 더 세게 때린다. 헌트를 무시하는 건 아니다. 둘 다 돌주먹이다. 은가누가 더 강하게 때린다고 해도 사소한 차이다. 난 내 턱이 단단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블레이즈는 레슬러 출신 파이터다. 키 193cm에 양팔 길이 208cm의 좋은 신체 조건을 지니고 있다. 전적은 9승 1패 1무효.

2014년 5월 프로로 데뷔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은가누에게 TKO패 하고 최근 5경기 4승 1무효로 지지 않고 있다. 고령화 UFC 헤비급에 새 바람을 불러올 '젊은 피'다.

블레이즈는 톱 5 강자들의 펀치도 견딜 준비가 됐다

"케인 벨라스케즈, 알리스타 오브레임, 파브리시우 베우둠 등 랭킹 5위 안의 파이터와 싸울 것이다. 이왕이면 고향인 시카고에서 열리는 대회(6월 10일 UFC 225)에서 뛰고 싶다. 홈 팬들이 내겐 환호를, 상대에겐 야유를 보내는 걸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블레이즈의 또 다른 바람은 EA 스포츠가 제작해 출시한 UFC 게임에 자신의 캐릭터가 들어가는 것이다.

"내 캐릭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난 게임에 있는 두 명의 파이터 마크 헌트와 알렉세이 올레이닉을 이겼다. 그런데 내가 없다니. 날 무시하는 거 같다."

그의 캐릭터는 '맷집(chin)' 99가 돼야 하지 않을까.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