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천안, 김민경 기자] "아들이 '아빠 힘내세요'를 부르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신영석(32, 현대캐피탈)은 코트만 벗어나면 '아들 바보'가 된다. 경기가 끝나면 아빠를 응원하러 온 아들 서오(2)를 가장 먼저 찾는다.
서오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없던 힘도 난다. 신영석은 "아들이 경기장에 응원하러 오면 나를 쳐다보고 있는 거 같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이야기하며 미소를 지었다.
신영석은 집에만 가면 '아들 껌딱지'가 된다. 날로 쑥쑥 크는 아들과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초보 아빠다.
다음은 신영석과 일문일답.
-보통 선수들이 아빠가 되면 조금 더 책임감을 느낀다고 하더라. 아빠가 된 뒤 성적이 더 좋아지는 선수들이 꽤 있다.
△확실히 그런 게 있다. 아들이 2016년 12월 30일에 태어났다. 13개월인데 벌써 3살이다(웃음). 아들이 경기장에 응원하러 오면 나를 쳐다보고 있는 거 같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가슴이 뜨거워진다. 나도 모르게 힘이 된다. 빨리 이겨서 아들을 안아주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게 책임감이지 않을까.
-온전히 내 편이 생긴 느낌일까.
△그렇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다. 부담감 같기도 하고, 힘을 받는 거 같기도 하다. 초보 아빠라 잘 모르겠다. 그래도 확실히 아들이 도움이 되고 힘이 되는 거 같다.
-아들이 경기장에 자주 오는 거 같던데.
△거의 경기마다 온다. 아직까지는 배구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다. 배구 선수 아빠로서 아들이 배구를 좋아하면 더 좋을 거 같다. 배구 선수가 되면 또 모르겠지만, 배구를 좋아해주면 좋을 거 같다.
-시즌 때는 아들과 보내는 시간이 적을 텐데. 가족과 시간을 어떻게 보내려고 하나.
△외박을 나가거나 시간이 나면 최대한 아들과 붙어 있으려고 한다.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으니까 목욕탕을 가든 친구랑 놀러 나가든 밖에서 보낼 시간을 준다. 또 엄마랑 같이 있으면 엄마랑만 있으려 하니까 아내를 밖으로 내보낸다. 그럼 아들이 나와 시간을 보내야만 하니까(웃음). 그 시간을 활용해서 책을 읽어준다. 좋아하는 간식은 뭔지 나를 아빠라고 생각은 하는지 아들을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잘 때는 외박을 받으면 아내는 침대에서 편하게 자게 하고 나는 아들이랑 잔다. 최대한 아들이랑 딱 달라붙어 있다. 시간이 없으니까.
-'아빠 어디 가' 같은 느낌이다.
△내가 아빠라고 느낄 수 있게 함께하려고 한다. 나중에 아저씨라고 생각할 수 있을 거 같다. 예전에 선배님들께 많이 들었다. '아저씨 또 놀러오세요' 이런 말을 할까봐. 그렇게 안 되기 위해서 자주 봐야 할 거 같다.
-보통 아들 돌보기가 더 어렵다고 하던데, 서오는 어떤가.
△3살 같지 않은 3살인데. 요즘 뛰어 다니기 시작했다. 돌 지나면서 크는 거 보면 무섭기도 하다. 걸어 다니는 것도 신기했는데 이제 뛰어 다니고 엄마라고 말도 한다. 신기하다. 키도 많이 크다. 키가 상위 20% 안에 든다고 한다. 2m는 안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많이 불편하다.
-흔히 '분유 버프'라고 표현하는데, 아들이 든든한 지원군이 될 거 같다.
△빨리 '아빠 힘내세요' 이 노래를 듣고 싶다. 그걸 들으면 하루의 피로가 다 사라질 거 같다. 빨리 불러줬으면 좋겠다. 엄마는 말하기 시작했는데, 내가 자주 집에 못 가니까 아빠는 아직 못 한다. 아들이 쑥쑥 잘 크고 있고, 배구도 잘 되고 있다. 시즌 마무리만 잘했으면 좋겠다.
-아들 이야기를 계속 했는데,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도 있을 거 같다.
△미안하다. 늘 서울에서 살고 싶어했는데 천안으로 내려와서 친구들도 못 만나고 하루 종일 아들만 보니까. 내가 퇴근하기만 기다리는데 야간 훈련까지 하고 가는 날이면 10시가 넘는다. 집에 가면 1시간 정도 보고 나는 또 아침 일찍 출근한다. 그래서 아내가 주는 미션은 최대한 지키려 한다. 퇴근할 때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사가거나 햄버거를 사간다. 내가 집에 가는 시간은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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