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준 ⓒ KBL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10년 넘게 겨울이면 항상 잠실체육관을 갔다. 올해는 안 가니까 어색하더라.”

이시준(35)이 은퇴식을 앞두고 있다. 서울 삼성은 20일 오후 5시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원주 DB와 홈경기에서 지난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 이시준의 은퇴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시준은 삼일중 코치로 재직 중이다. 자신의 은퇴식에 참석하기 위해 삼일중 상주 전지훈련 도중 서울로 급히 올라왔다. 이시준은 “은퇴를 결정하고 팬들께 제대로 인사를 못 드렸다. 몇 안 되지만 오랫동안 열심히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죄송하더라. 다행히 구단에서 배려해줘 팬들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부족한 저를 많이 예뻐해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은퇴 후 근황을 묻는 질문엔 “은퇴를 결정하고 몇 달 간 제주도에서 바람을 쐬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한권이 형의 제안으로 삼일중 코치로 일하게 됐다.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 외에 별다른 일은 없다”고 답했다.

2006년 신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6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이시준은 지난 시즌까지 총 9시즌 동안 줄곧 삼성에서만 뛰었다. 요즘 프로 농구에 흔치 않은 ‘원 클럽 맨’인 셈이다. 정규 시즌엔 400경기 출전해 평균 5.3점 1.5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올렸다.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3점슛을 앞세워 강혁, 이정석, 이규섭 등과 삼성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시준은 “지금도 삼성 경기는 최대한 챙겨보려고 한다. 사실 나보다 우리 아들이 삼성 팬이라 농구 중계가 있는 날 안 보면 큰일난다”고 삼성에 대한 식지 않은 애정을 나타냈다.

▲ 이시준 ⓒ 서울 삼성

은퇴식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이시준은 아직 실감이 안 난다고 했다. “어색하다. 실감이 안 난다. 10년 넘게 겨울이면 잠실체육관을 다녔다. 갑자기 안 가니 기분이 이상하다. 아직은 은퇴 후 맞는 첫해라 그런 것 같다”며 “은퇴하는 선수는 누구라도 아쉬울 거다. 하지만 구단과 팬들이 내가 가진 실력보다 과분하게 잘해줬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아이들과 같이 농구하면서 풀고 있다”고 말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이시준은 지도자로 새 인생을 살고 있다. 선수 시절 본인이 그랬던 것처럼 지도자로서도 기본기부터 탄탄히 밟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시준은 “전술 공부도 중요하지만 선수의 마음을 움직이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밑바닥부터 올라와서 오랜 생활 선수로 뛰었다. 지도자로도 아래부터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다”고 앞으로 지도자로서의 목표를 알렸다.

한편 이시준의 은퇴식은 삼성과 DB 경기 하프타임에 진행된다. 팬들과 함께 영상을 시청하고 감사패 증정과 선수단의 선물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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