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마이애미 히트는 2003-04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팻 라일리가 감독직을 내려놓고 사장 일에 더욱 힘을 쏟았고, 스탠 밴 건디가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했다. 가장 큰 변화는 선수단 변화였다. 바로 2003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드웨인 웨이드를 뽑았기 때문. 그는 마켓 대학 시절부터 날카로운 공격력으로 주목받은 선수다.

당시 마이애미는 젊은 선수들이 차고 넘쳤다. 에디 존스를 제외한 웨이드, 라마 오덤, 레이퍼 알스턴, 캐런 버틀러 등 젊은 선수들이 중심축을 맡았다. 그러다 보니 하나로 뭉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개막전부터 12월 7일까지 총 20경기에서 단 5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하지만 젊은 팀답게 분위기를 탈 때는 제대로 탔다. 시즌 막판 21경기에서 17승 4패를 기록,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2001년 이후 플레이오프와 인연이 없었던 마이애미가 3년 만에 다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를 이끈 선수는 웨이드였다. 그는 데뷔 시즌 평균 34.9분을 뛰면서 16.2점 4.0리바운드 4.5어시스트 1.4스틸 FG 46.5%를 기록했다. 외곽슛은 떨어지지만 뛰어난 돌파, 운동능력을 활용하는 능력은 누구보다 뛰어났다. 팀 내 득점 3위에 이름을 올리며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2003 신인 드래프트는 NBA 역사에 남을 선수를 많이 배출한 해다. 당시 웨이드는 르브론 제임스(1순위)과 카멜로 앤서니(3순위)에 밀려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고득점 경기를 여러 번 기록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플레이오프는 웨이드의 세상이었다. 하이라이트 필름도 찍었다. 2004 플레이오프 뉴올리언스 호네츠와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위닝슛을 올려놓았다. 상대 수비수 배런 데이비스를 앞에 두고 크로스오버에 이은 플로터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신인답지 않게 침착했다.

2라운드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시리즈에서도 존재감은 불을 뿜었다. 평균 21.0점 4.0리바운드 5.7어시스트 1.3스틸 FG 48.9%로 누구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아쉽게 2승 4패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당시 릭 칼라일 감독은 “웨이드는 정말 훌륭한 선수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좋아졌다. 나는 그가 신인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웨이드를 봉쇄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존재감만큼은 리그 슈퍼스타급이었다.

실제로 당시 그는 1954년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팀 내 득점과 어시스트 1위를 기록한 네 번째 신인(스테판 마버리, 마이클 조던, 빌리레이 베이츠)에 이름을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신인이지만 팀을 이끄는 에이스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라일리 사장은 당시 웨이드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는 "웨이드는 자신감과 성숙한 마인드로 정말 빠르게 성장했다. 매직 존슨을 제외하면 그처럼 좋은 선수를 드래프트해본 적이 없다"라며 극찬했다. 그 칭찬은 사실이었다.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다.

데뷔 시즌 올-NBA 루키 퍼스트팀에 선정된 그는 2년 뒤 팀을 NBA 챔피언십으로 이끌었다. 팀에 합류한 샤킬 오닐과 내외곽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2006 파이널 당시 경기력은 NBA 역사에 남을 활약 중 하나일 정도로 많은 팬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구단 첫 우승 트로피를 안기면서 파이널 MVP에 선정, 리그 최고의 슈퍼스타 중 한 명임을 증명했다.

이후 두 번의 NBA 챔피언십을 더 안겼다. 르브론 제임스, 크리스 보쉬와 힘을 합해 2012, 2013년에 우승을 거뒀다. 운동능력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돌파,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 경기 리딩 등이 빛을 발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고 싶었던 그의 희망은 산산조각이 났다. 계약 문제로 갈등이 있었기 때문.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대우를 받고 싶었던 웨이드와 계약 기간과 액수를 낮게 요청한 구단과 문제가 생겼다. 최소한의 대우조차 받지 못한 웨이드는 결국 2016-17시즌 시카고 불스로 이적하고 말았다. 이번 시즌에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로 둥지를 틀어 활약 중이다.

한편 웨이드는 커리어 말년에 마이애미로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자신의 친정팀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는 게 그의 소망일 터. "히트는 여전히 나의 팀"이라고 말할 정도로 애정이 넘친다. 은퇴를 앞두고 웨이드가 마이애미로 돌아갈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 드웨인 웨이드(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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