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 트윈스 1선발은 누구일까. 개막전을 책임져 줄 투수는 누구일까. 정답은 소사다.

소사는 아직 최고의 자리에 오른 적이 없다. 단점이 뚜렷하다는 편견에도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소사는 일반적인 평가보다 훨씬 좋은 투수다. 팀 1선발을 맡아도 좋은 힘과 기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소사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광속구다. 시속 150km를 훌쩍 넘는 빠른 볼이 주 무기다. 하지만 공이 빠른 대신 제구력이 흔들린다는 편견을 받고 있다.

명백한 오해다. 소사는 결코 제구력이 나쁜 투수라고 할 수 없다.

소사는 이닝당 투구수가 15.4개로 지난 시즌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2위의 기록을 갖고 있다. 그만큼 효율적으로 투구수를 조절했다는 뜻이다. 9이닝당 볼넷도 1.84개로 4위에 랭크 돼 있다.

경기당 평균 6.1이닝을 던졌지만 경기당 투구수는  98.1개에 불과했다. 안정적인 제구력의 바탕 없이 만들어 낼 수 없는 기록이다.

볼 배합 패턴을 봐도 그가 힘으로만 상대를 윽박지르려는 투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소사가 선 채 삼진을 잡아낸 그래픽이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주 투구를 했지만 간혹 체인지업을 섞으며 상대의 허를 찌르기도 했다.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 낸 그래픽을 보면 그의 볼 배합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슬라이더 못지않게 체인지업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우타자를 상대로 몸쪽 체인지업 구사 비율이 낮지 않다. 체인지업은 가운데를 기준으로 오르쪽으로 떨어지는 구종이다. 당연히 우투수는 우타자 몸쪽으로 체인지업을 잘 던지지 않는다.몸에 맞는 볼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어지간히 제구에 자신이 있지 않으면 던지기 힘든 코스와 구종이다.

또한 우타자 바깥쪽으로도 체인지업을 던졌다. 이 역시 우타자가 흔히 볼 수 없는 투구 궤적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소사는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239)이 좌타자 상대 때(.299) 보다 훨씬 낮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투 피치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안쪽과 바깥쪽을 가리지 않고 체인지업을 활용하며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완급 조절과 함께 타자에게 생소한 느낌을 안겨 줄 수 있는 현명한 투구를 하는 투수가 바로 소사다.

이처럼 소사는 그저 무식하게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투수가 아니다. 한국 프로 야구에서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진화를 하고 있다. 성장형 외국인 투수 소사의 올 시즌에 기대를 걸어 봐도 좋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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