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권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문로, 김도곤 기자] "어느 정도는 보여 줘야 제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월드컵도 갈 수 있습니다."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 팀 감독이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를 두고 한 말이다.

신 감독은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월 터키 전지훈련에 나설 24명의 선수를 발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소집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예상대로 유럽파는 제외됐고 국내파 위주로 선발됐다. 24명의 선수 가운데 5명을 뺀 19명이 K리거다.

구단들의 협조가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J리그, 중국 리그의 경우 차출을 거부하면 소집할 수 없다. 윤일록(요코하마)의 경우가 그렇다. 신 감독은 윤일록을 소집하고 싶었지만 구단에서 거부해 부르지 못했다. 하지만 협조가 된 구단이 있고, 유일하게 합류한 중국 리그 선수가 있다. 김영권이다.

김영권은 지난해 8월 31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이란과 0-0으로 비긴 경기에서 관중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만원 관중이 들어찼고, 김영권은 관중이 많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이 관중 때문에 경기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뜻으로 비쳐졌고 많은 비판을 받았다. 김영권은 주장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졌다.

김영권은 11월 콜롬비아 ,세르비아와 평가전에 소집됐지만 K리그, 중국 리그, J리그로 구성된 동아시안컵에는 소집되지 못했다. 하지만 두 달 만에 다시 대표 팀에 이름을 올렸다.

이란전 관중 발언으로 김영권은 다음 경기인 우즈베키스탄전 출국 현장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정신적인 충격이 컸다. 신 감독은 "쉬면서 안정이 됐을 것이다"며 선발 이유를 밝혔다.

김영권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 부담이 덜한 전지훈련이다. 한국은 이번 훈련 기간에 몰도바, 자메이카, 라트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평가전보다 연습 경기의 성격이 강하다. 신 감독도 "경기 상대의 의미는 크게 없다. 협회 스태프에게 상대는 중요하지 않으니 경기만 잡아 달라고 했다"고 했을 정도로 전력 점검에 의미가 있지 결과는 큰 의미가 없는 평가전이다.

비판을 받고 재소집됐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 감독은 김영권에게 부담을 덜 줄 수 있는 소집을 택했다. 신 감독은 "대회 타이틀이 없는 전지훈련이다"며 부담이 덜한 상태에서 김영권을 뽑았다고 했다.

▲ 신태용 감독 ⓒ 곽혜미 기자
하지만 신 감독은 조건을 확실하게 걸었다. 신 감독은 "김영권 자기 자신도 '뭔가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타이틀이 없는 전지훈련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어느 정도 선 이상은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 월드컵에 갈 수 있고 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며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아무리 결과의 의미가 없는 전지훈련이라도 코칭스태프가 생각한 활약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장 여부도 김영권에게 주는 것이 아닌, 소집 후 다시 정하겠다고 밝혔다.

어렵게 다시 기회를 잡은 김영권이다. 이제 모든 것은 김영권 자신에게 달려 있다. 한마디 말에서 비롯된 비판을 떨치고 활약을 한다면 김영권은 6월에 러시아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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