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배 코치(오른쪽)가 이재원을 지도하고 있다. ⓒ홍지수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SK 와이번스는 자타 공인 홈런 군단이다. 압도적인 홈런수로 팀의 컬러가 갖춰졌다.

원래부터 홈런이 많은 팀은 아니었다. 정경배 코치가 부임한 이후 홈런 숫자가 급증했다.

그가 1군 메인 타격 코치를 맡은 2015년 6월 5일 이후 SK는 380경기서 무려 519개의 홈런을 쳤다. 2위 성적인 두산의 홈런 수가 455개인점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전까진 그렇지 않았다. 똑같은 구장을 홈 구장으로 썼지만 이전 2년 반 동안은 308 경기서 281개를 치는데 그쳤다. 1.5배 이상 홈런 숫자가 늘어난 것이다.

그 중심엔 누가 뭐래고 정경배 코치가 있다. 정 코치는 메이저리그서 나오는 원서를 직접 구해 최신 타격 이론을 공부하는 학구파형 지도자다.

하지만 아무리 새롭고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하는 이론이라 해서 무조건 선수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힘이 있는 선수들에겐 힘이 있는 타격을, 컨택트 유형의 타자들에겐 또 다른 이론으로 접근한 것이 홈런 숫자 급증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정 코치는 "발사각도가 유행하고 있는 시기다. 하지만 힘이 없는 선수들까지 25도에서 30도 사이에 타구를 보내라는 건 무리다. 기본 타구 스피드가 바탕이 된 메이저리그에선 모든 선수에게 적용될 수 있겠지만 우리 나라에선 선수마다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힘이 부족한 선수들은 25도 이하로 타격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다만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예가 헛스윙 비율이다. 정 코치 부임 이전 2년 반 동안 SK 타자들의 초구 헛스윙 비율은 6.7%였다. 전체 헛스윙 비율은 9,4%였다.

그러나 정 코치가 팀을 맡은 이후로는 이 수치가 크게 높아졌다. 초구 헛스윙 비율은 8.0%가 됐고 전체 헛스윙 비율은 10.5%로 높아졌다. 두 부문 모두 SK가 1위다.

정 코치는 "헛스윙을 두려워해선 안된다. 일단 휘둘러야 어떤 상황이라도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초구 같은 경우 확실한 노림수가 생겼다면 주저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우리 팀엔 강타자 들이 많기 때문에 초구 부터 적극적으로 승부를 들어가면 위축되는 것은 상대 배터리다. 스트라이크 카운트 하나를 손해보더라도 해볼만한 시도다. 물론 컨택트형 타자들에게는 또 다른 주문을 한다. 아직 우리 타선은 완성형이 아니다. 점차 좋아지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홈런 군단이 아니라 공격적인 측면에서 다양하게 뛰어난 팀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젊은 선수들은 충분히 가능성을 보였다. 올해 많은 경험을 했다. 홈런에 너무 의존한 타선이 아니라 어떤 방법으로도 득점을 많이 할 수 있는 타선으로 만들겠다. 상대 팀이 봤을 때 'SK는 정말 강한 타선이구나'하고 느낄 수 있을만큼 만드는 게 내 목표다. 그러려면 홈런 타자가 아닌 선수들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적극적인 공격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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