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손아섭-이용규-정의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수학능력시험을 볼 때 많은 이들이 '운칠기삼'을 논한다.

수험생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시험 당일날 운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으면 원하는 성적을 얻기 어렵다는 의미. 최선을 다해야 운도 오는 것이겠지만 때로는 타이밍이 인생의 방향을 좌우할 때가 있다. KBO 리그 FA 시장 역시 마찬가지. 많은 구단과 FA 신청 선수들이 올 겨울도 타이밍에 웃고 울고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최근 들어 많은 팀들이 리빌딩을 외치며 보류선수 명단을 짜는 데 있어서도 거침 없이 '메스'를 대면서 많은 선수들이 방출의 아픔을 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겨울 유독 많은 베테랑들이 FA 기회를 얻었다. 이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장의 평가를 받기 위해 나섰다. 

결과는 아직 좋지 않다. 롯데 문규현, 삼성 권오준 등이 친정팀에 남았을 뿐, 한화 박정진, 정근우, 롯데 최준석, 이우민, NC 손시헌, 이종욱, 지석훈, 넥센 채태인 등이 아직 계약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이중에는 첫 FA도 있다. 소중한 기회를 살려줄 팀을 찾고 있지만 KBO 리그 트렌드와 타이밍이 어긋난 탓에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다.

한화 이용규는 타이밍상 현명한 선택을 했다. 대형 외야수가 유독 많았던 올해 이용규는 FA 신청을 하지 않고 유예했다. 올 시즌 많은 부상으로 인해 57경기에 그치면서 '백의종군'을 선언했으나 이는 시기상으로도 적절했다. 반면 정의윤은 대형 FA들 사이에 치여 부름을 받지 못하다 SK와 4년 29억 원에 계약을 맺었는데 이중 옵션이 12억 원에 이른다. SK는 타이밍 덕에 실리를 챙겼다.

계약 타이밍도 중요했다. 롯데는 주전 포수 강민호가 지난달 21일 삼성으로 떠나며 팬들의 여론이 나빠지자 5일 뒤인 26일 손아섭과의 협상을 생각보다 일찍 마무리지었다. 반대로 '에이스' 양현종과 KIA의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양현종이 올해 워낙 뛰어난 성적을 거둔 탓에 각종 시상식에 참여하게 되면서 협상 타이밍을 놓쳤다.

마지막으로 아직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팀도 있다. LG는 김현수에 대한 관심을 대외적으로 드러내며 그를 기다리고 있다. 김현수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윈터 미팅에서 기회를 엿보는 중. LG는 김현수가 KBO 리그로 눈을 돌리는 그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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