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레이그 리디 WADA 위원장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도핑 규정을 어긴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선수들 명단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종목별 국제 경기 연맹(IF)에 제공했다고 15일(한국 시간) 발표했다.

AP 통신, dpa 통신에 따르면 WADA 정보조사팀은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회의에서 지난 10월 입수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모스크바 실험실 자료를 IOC, IF와 공유했다.

'실험실정보운용시스템'(LIMS)이라고 불리는 이 데이터베이스는 2012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모든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결과를 담은 자료로 WADA는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스캔들을 알려 줄 가치 있는 새로운 정보라고 규정했다.

올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는 '인사이드더게임즈'는 해당 자료에 러시아 선수 약 1만 명의 약물 테스트 결과가 있으며 WADA는 이 가운데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엘리트 선수 약 300명의 정보를 IOC와 IF에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한 나라 전체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건 IOC이나 선수 개개인의 국제 대회 출전을 결정하는 권한은 IF에 있다.

WADA의 정보 공유는 종목별 IF가 도핑 규정을 어긴 러시아 선수를 자체로 징계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IOC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국가 주도의 도핑 조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선수단의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출전을 불허했다.

대신 약물검사 위반 이력이 없는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이 엄격한 심사를 거쳐 개인 자격으로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기량을 겨루도록 여지를 뒀다. 이들은 러시아 국기와 국가명이 빠진 '러시아에서 온 선수'(OAR)라는 중립 단체 유니폼을 입는다.

WADA는 성명에서 "LIMS, 진술서, 전문가 법적 소견서, 그리고 LIMS 데이터베이스에 첨부된 여러 자료에 등장한 러시아 선수들 이름과 경기력 향상 물질을 올림픽 관계자들에게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귄터 융어 WADA 정보조사팀장은 "이미 종결된 사안도 다시 조사할 수 있고, 새로운 조사에 착수해 몇몇 러시아 선수들을 징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WADA 정보조사팀은 RUSADA 모스크바 실험실 내부 고발자에게서 입수한 방대한 분량의 LIMS 자료를 법의학적으로 복원하고 진본을 확인한 뒤 숨겨진 내용을 분석했다.

융어 팀장은 "LIMS 자료만으론 러시아 선수들의 반도핑 규정 위반을 입증하기에 불충분할 순 있지만, 다른 자료와 더불어 활용될 만한 매우 신빙성 있는 자료"라고 강조하고 각 IF의 조사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RUSADA 모스크바 실험실 책임자를 지낸 뒤 러시아의 위협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그리고리 로드첸코프 박사가 러시아 도핑 조작 스캔들을 폭로한 뒤 전 세계 스포츠계는 충격에 빠졌다.

로드첸코프 박사는 금지 약물인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을 알코올과 섞어 칵테일 형태로 선수들에게 제공했다. 또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직원이 도핑 실험실에 구멍을 뚫어 금지 약물 양성반응이 유력한 선수들의 소변과 혈액 샘플을 빼돌리고 바꿔 친 것으로 IOC 조사 결과 드러났다.

미국 등 서방 언론은 로드첸코프 박사가 이번에도 LIMS 자료를 WADA에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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