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지금은 타구 발사각의 시대다. 메이저리그에서 시작된 유행은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발사각 이론은 발사각이 25도에서 30도 사이에 위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많은 팀들이 이 각도를 맞추기 위해 스윙 궤적을 바꾸는 등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이론에 정면으로 도전(?)한 남자가 있다. 새로운 이론을 비웃듯 낮은 탄도에서도 많은 안타를 치고 있다. 올 시즌 타격왕인 김선빈이 주인공이다.

김선빈의 타구를 추적해 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20도를 넘는 타구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구종별 발사각을 보면 슬라이더를 쳤을 때와 커터를 쳤을 때 각각 15.06도와 19.14도로 가장 높았고 패스트볼을 쳤을 땐 평균 8.58도를 기록했다.

땅볼도 각도로 계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발사각이 낮게 측정될 수 밖에 없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도 김선빈의 발사각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좋은 성적을 냈다는 점이다. 트랙맨 데이터가 추적하지 못한 타구는 빠졌기 때문에 다소 높게 측정이 됐음을 감안하더라도 김선빈은 전 구종에서 3할대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특히 싱커를 쳤을 땐 발사각도가 2.35에 불과했지만 타율은 4할7푼4리로 매우 높았다.

구속별 타격 성적을 봤을 때도 발사각은 김선빈의 타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구속별 타격 중 가장 높은 구간은 115km에서 120km 구간이었다. 그 구간에서도 16.97도로 20도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김선빈은 구속별 구간에서도 대부분 강세를 나타냈다. 최저 3할3푼3리를 기록했으며 특히 150km가 넘는 공에 대해서 6할의 높은 타율을 기록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김선빈이 좋은 각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 결과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속단은 어렵지만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 이면엔 그의 타구 스피드가 있다.

위 그래픽에서 알 수 있듯, 김선빈은 평균 130km대의 타구 스피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대단히 낮은 수치다. 좋은 각도와 함께 스피드도 빼 놓을 수 없는 좋은 타구의 요건이다. 김선빈은 이 중 스피드 부분에서 일찌감치 탈락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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