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글 한준 기자, 영상 배정호 기자] “한국 생활에 만족한다. 서울에선 잠만 잔 게 다지만…”

스페인 대표 팀의 화려한 시절을 이끈 토니 그란데 한국 축구 대표 팀 수석 코치와 하비 미냐노 피지컬 코치. 대체로 대표 팀 훈련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두 코치가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다 보니 팬들은 물론 기자들도 그란데 코치를 가까이서 보기 힘들다. 어떤 말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2017년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이 열리고 있는 도쿄. 대표 팀은 13일 오전 이례적으로 훈련 전 과정을 공개했다. 그란데 코치가 대표 선수들의 6대6 미니 게임을 지휘했다. 패스 플레이 상황에서 선수들의 공간 활용 문제를 강조하면서 지시를 내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훈련을 마친 뒤 벤치에서 홀로 휴식한 그란데 코치와 안부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신태용 감독이 팀을 지휘하는 가운데 대표 팀에 대한 민감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이제 막 시작된 한국 생활이 어떤지, 물었다.



그란데 코치는 “삶은 어디에서든 같다”며 적응에 큰 문제가 없다고 했다. “과거에는 다른 점들이 물론 있었지만 요즘은 어느 나라를 가도 비슷해졌다”며 한국도 국제화가 잘돼 있어 생활에 불편한 점이 없다고 했다. 그란데 코치는 비센테 델보스케 감독과 터키 쉬페르리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란데 코치는 “한국 생활이 좋다. 문화도 좋고. 교육적으로 잘돼 있고, 잘 정돈돼 있고. 다른 나라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려는 것 같다. 간단히 말해 여기 생활이 좋다”며 자신들 역시 한국 축구와 한국 사회에 좋은 것을 남기고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가장 우려한 것은 음식. “음식은 조금 다른 거 같다”고 했지만 “한국에도 여러 나라의 음식이 다 있다. 고기, 생선 등 다 있어서 맛있다”고 했다.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매운 음식이 있는 것”이라는 그란데 코치는 김치는 아직 먹어 보지 않았다고 했다. 김치 등 매운 음식에 적응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도전해 보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지난달 한국에어온 그란데 코치는 한국 생활을 제대로 느낄 겨를이 없었다. 곧장 11월 A매치 일정을 동행하며 수원, 울산을 다녀왔다. 취업 비자 문제로 다시 스페인에 갔다가 울산에서 진행된 소집 훈련을 위해 장기간 지방에 내려가 있었다.

그란데 코치는 “서울은 겨우 이틀 밖에 안 있었고, 울산 소집 훈련이 대부분이었다. 서울에선 잠만 잤다”며 아직 한국을 제대로 알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울산 전훈을 마치고는 도쿄에서 대회를 치르고 있다.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여유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빠듯한 일정에 많은 이동, 추운 날씨로 그란데 코치는 11일 감기 증세로 훈련에 빠지기도 했다. 12일 북한과 대회 2차전에는 회복해 나타났고, 13일 훈련을 힘 있게 이끌었다. 기자와 대화에도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그란데 코치는 경기 분석, 전술 코칭 등 여러 면에서 뛰어난 노하우를 한국 축구에 전수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아직 한국을 알 만한 시간이 없었는데도 적지 않은 영향력으로 한국 축구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앞으로 그란데 코치가 한국 축구에 어떤 유산을 남길지 계속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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