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KBO 골든글러브 수상자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매년 최우수선수와 신인상, 골든글러브 투표가 끝나면 빠지지 않는 게 결과 논란이다. 올해는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타격 2위-OPS 5위에 20(홈런)-20(도루)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까지 남긴 박건우(두산)가 외야수 부문 5위(유효표 357표 가운데 99표)에 그치는 등 몇 가지 논란이 불거졌다. 

신인왕 득표 결과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정후(넥센)는 107표 가운데 104표를 받았다. 1위 98표, 2위 4표, 3위 1표였다. 만장일치일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1위 표를 받은 다른 선수들이 이정후 만큼의 성적을 냈는지 돌아보면 의문은 남는다. 

▲ '약물 아웃' vs '세태 반영' 

메이저리그는 투표에 대한 논쟁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이다. 각자 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MLB.com 켄 거닉 기자는 2014년 명예의 전당 투표 때 그렉 매덕스를 제외하면서 "약물 시대에 뛴 모든 선수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이유를 대 논쟁의 중심에 섰다. 

명예의 전당 투표는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 소속으로 10년 이상 취재한 베테랑 기자만 참가할 수 있다. 어지간한 경력으로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런 높은 기준점을 두고도 논란은 계속된다. 

최근 반복되는 이슈는 약물 복용 전력이 있는 선수들을 명예의 전당에 올려도 되는지 여부다. 거닉처럼 시대 전부를 무시하겠다는 강경파가 있는가 하면, 이제는 흐름을 돌이킬 수 없다는 주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의 득표율이 점점 높아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본즈는 2013년 36.2%, 2014년 34.7% 2015년 36.8%까지 의미 있는 변화 없이 3년을 보냈다. 그러다 지난해 44.3%에 이어 올해는 53.8%의 지지를 받았다. 로저 클레멘스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40%를 넘기지 못하다가 45.2%, 54.1%로 득표율이 올랐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조 모건은 약물 전력이 있거나, 의심스러운 선수에게는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클랜드 프레스의 팻 카푸토 기자는 "이제와 이런 주장을 하는 건 순진한 생각이다. 누가 언제 얼마나 약물을 썼는지 증명할 수 없다"는 소신을 밝혔다. 약물 전력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보다 과거의 선수들이 얼마나 깨끗한지 입증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소신이다. 

지난해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저스틴 벌랜더(당시 디트로이트)가 가장 많은 14장의 1위표를 받았지만 합산에서 132점으로 137점의 릭 포셀로(보스턴)에게 밀렸다. 포셀로의 1위표는 8장이었다. 이제는 아내가 된, 당시의 약혼녀 케이트 업튼은 벌랜더에게 표를 주지 않은 2명의 기자가 있다며 이들을 해고해야 한다고 씩씩거렸다.

▲ 배리 본즈
▲ 일본 - 논란의 신인왕 2위

일본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특히 올해 센트럴리그 신인왕 투표 결과가 큰 논란이 됐다. 독특하게 1위보다 2위가 문제였다. 신인왕 교다 요타(주니치)가 유효표 286표 가운데 208표를 휩쓸었기 때문이 아니라, 2위 오야마 유스케(한신)가 49표를 받아서다.

3위는 27표를 받은 하마구치 하루히로(DeNA)였다. 올해 22경기에서 10승 6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고, 123⅔이닝 동안 탈삼진을 136개나 올렸다. 오야마는 75경기에서 타율 0.237, 7홈런 38타점을 올렸다.

'스포니치' 나가세 고타로 편집위원은 칼럼에서 "납득할 수 없다. 인기투표라면 몰라도 신인왕은 선수에게 단 1번뿐인 기회다. 부당한 투표는 선수에게 실례다. 오야마의 장타력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에게 투표한 49명은 동료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고 썼다. 강도 높은 비판이다.

오야마의 2위는 인기 팀 한신을 지지하는 세력 덕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전 도쿄 프로야구 기자회 간사를 맡았던 스가야 히토시 씨는 "일본에서도 메이저리그처럼 투표 내역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센트럴리그 MVP 아라이 다카히로(히로시마) 역시 물음표를 낳았다. 타율 0.300 19홈런 101타점을 기록한 아라이가 44홈런 101타점인 쓰쓰고 요시토모(DeNA)나 타율 0.334 29홈런을 남긴 스즈키 세이야(히로시마)를 제칠 성적인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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