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테 모레노 LA 에이절스 구단주와 오타니 쇼헤이(오른쪽)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지난 10일(이하 한국 시간)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오타니는 등번호 17번을 택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27번을 달려고 했는데 이미 차 있어서 17번으로 했다". 이 말은 에인절스 최고 스타 선수 중 한 명인 마이크 트라웃의 등번호(27번)를 의식한 유머로 이 자리에 모인 약 천 명의 팬들과 관계자들을 모두 웃게 했다. 그러나 12일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오타니가 17번을 고른 이유는 따로 있다.

오타니는 니혼햄 파이터스 유니폼을 입은 올해까지 등번호 11번을 달았다. 그러나 11번은 에인절스 구단 사상 첫 지구 우승을 일궈낸 짐 프레고시 전 감독의 번호로 1979년 영구 결번으로 지정돼 택하지 못했다. 대신 오타니는 17번을 택했는데 이 번호는 오타니가 고등학교 시절 달던 번호다.

위 매체에 따르면 오타니는 이와테 하나마키히가시고등학교 1학년 여름 때 전국고교야구선수권에 출장할 때 17번을 처음 달고 뛰었다. 이 학교에서 17번은 에이스의 의미가 있다. 2007년 기쿠지 유세이(세이부)가 처음 17번을 달고 고시엔에서 147km 직구를 뿌렸다. 오타니도 기쿠치를 동경해 이 학교에 입학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후 오타니가 17번을 달았고 최근에는 2016년 히로시마에 입단한 다카하시 미키야도 17번을 택했다. 올해 동북지역대회 준우승을 이끈 1학년 투수 니시다테 이사무까지 17번 에이스의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오타니에게는 고등학교 당시 에이스의 느낌이 바로 17번이었던 것.

오타니는 현지 기자들이 17번에 대해 묻는 질문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하면서도 "내가 새로운 마음으로 힘을 내고 싶을 때 17번으로 할까 하고 생각했다"며 그 뜻을 밝혔다. 오타니가 17번을 달고 에인절스의 에이스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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