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영상 정찬 기자] 새로 지어질 서울 잠실야구장은 개방형일까, 돔형일까, 개폐형일까. 

서울시는 23일 잠실야구장 3루 진입로 근처에 마련한 국제교류복합지구 시민참여관에서 잠실야구장 신축 관련 워크숍 및 토론을 진행했다. 새롭게 단장할 잠실야구장을 어떤 형태로 지을지 고민하고, 단순히 야구장을 넘어서 잠실의 랜드파크가 될 수 있는 곳으로 설계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다.

1982년 개장한 잠실야구장은 꾸준히 재건축 필요성이 제기됐다. 시설 노후화, 부족한 시민 편의 시설, 협소한 원정팀 선수 공간 등 개선해야 할 점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시는 기존 잠실야구장 자리에 호텔이나 컨벤션 센터를 짓고, 야구장은 한강변으로 이전 신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관람석 규모는 기존 2만6,000석에서 3만5,000석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정성훈 로세티 이사는 잠실야구장 기초 조사 결과와 개발 방향을 이야기했다. 단순히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곳이 아닌 복합 테마파크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했다. 신축 구장 형태와 관련해서는 돔형은 개방형과 비교했을 때 약 44억 원 정도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는 "어떻게 경험을 제공하면서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어떻게 하면 랜드마크로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잠실야구장 신축 관련 워크숍 ⓒ 스포티비뉴스
조성일 두산 베어스 야구운영본부장은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두산과 LG 트윈스를 대변했다. 조 본부장은 "처음 청책회에서 잠실야구장 신축을 언급한 지 5년 6개월이 지났다. 신축 구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두산과 LG는 신축 논의가 있을 때마다 일관되게 4만 석 규모, 개방형, 천연 잔디 구장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새 야구장으로 얻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일까 고민했다. 두산과 LG가 1년 잠실야구장을 쓰는 예산이 400억 원씩 된다. 그리고 계열사에서 받는 광고비가 두산은 175억 원, LG는 200억 원 가까이 된다. 프로 야구 산업이 지속되려면 계열사에서 받아오는 금액을 계속해서 줄여 나가야 한다. 현실을 고려했을 때 위 3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구단 자생력을 얻을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최경주 서울시 동남권사업단장은 "4만 석 규모는 어렵고, 3만5,000석으로 이야기가 됐다. 실무적으로 가장 많이 부딪히는 건 비용 문제다. 민자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시의 여건을 봤을 때 더 투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비로는 투자할 여건이 안 된다. 두산과 LG는 기업으로서 투자할 생각이 없느냐고 제안했을 때 답이 없었다. 개방형과 돔형 선호도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앞으로 우리가 거쳐야 할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김인제 서울시의회 의원은 "돔과 개방형, 개폐형이 맞느냐와 관련해 1년 동안 의견을 모았다. 아쉬운 점은 2025년 준공된다고 가정하면 최소 30년 뒤의 미래 가치를 보고 이야기를 진전시킬 필요가 있다. 야구 저변이 어떻게 될지 미래 지향적 수요와 예측 조사가 더 필요하다. 건립 형태의 장단점보다 진보적 연구가 필요하다. 서울 시민과 야구인이 문화 사업을 함께할 수 있는 시설로 건축 형태를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잠실야구장 신축 관련 워크숍 ⓒ 스포티비뉴스
이용균 경향신문 기자는 잠실야구장의 의미를 규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기자는 "잠실야구장이 한국 야구의 성지라는 느낌보다 두산과 LG라는 팀의 구장이라는 의미가 컸다고 생각한다. 국제 경기도 거의 열리지 않았다. 과거 동대문구장이 한국 아마 야구의 근간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던 것과 비교하면 부족하다. 한국 야구 심장으로 기능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김도균 경희대 교수는 일본 도쿄돔과 비교해 설명을 이어 나갔다. 김 교수는 "서울시를 대표하고 프로 야구를 대표하는 시설로 가야 한다. 도쿄돔은 야구와 여러 이벤트를 유치해 365일 다 쓴다. 두산과 LG만의 구장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야구장을 단순히 경기장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토론은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기 보다는 여러 가능성을 펼쳐서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 정성훈 이사는 "바라는 바를 이루는 데 경기장 유형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경기장 활용 개념을 확장했으면 한다. 이벤트로만 개방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라운드를 배경으로 식사를 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고, 회의를 할 수도 있다. 어떻게 가치를 더할지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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