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열하게 상주를 공략했으나 마지막 칼날이 닿지 않았던 부산 아이파크.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부산, 유현태 기자] 1차전 패배로 불리한 위치에 선 부산아이파크지만,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부산의 기세는 아직 죽지 않았고 2차전에서 역전할 태세다.

부산아이파크는 22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17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부산아이파크와 경기에서 0-1로 졌다.

지독하게도 골이 터지질 않았다. 상주 여름에게 8분 만에 실점하면서 어려운 경기가 됐다. 상주가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펼치면서, 부산이 개인 기량이 뛰어난 상주의 수비진을 뚫어야 했다. 포기하지 않는 투지가 있었다. 부산은 점유율을 쥐고 측면과 중앙을 최선을 다해 공략했다. 전반 종료 직전 이정협, 후반 12분 호물로가 골대를 때린 것을 비롯해, 한지호, 고경민이 연이어 골문을 위협했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경기 내용에선 합격점을 줄 만했다. 측면 공격이 활발했고 중원의 호물로는 확실히 창의적이고 날카로웠다. 간결한 부분 전술로 뒤로 잔뜩 물러선 상주 수비 사이에서 공간을 이따금 만드는 짜임새도 보여줬다. 경기력부터 반전의 가능성이 충분하다.

경기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이승엽 감독대행의 표정도 어둡지 않았다. 그는 "1차전 졌지만 남은 1경기에서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자신감 있게 말했다. 그가 자신감을 갖는 것은 부산이 2017년을 얼마나 잘 보냈는지 방증한다.

부산은 2년 만에 승강 플레이오프에 다시 올랐다. 2014시즌 뒤엔 강등을 피하기 위해 승강 플레이오프 무대에 섰다. 이승엽 감독대행은 "2년 전 팬들이 버스를 막았을 때도 있었고, 병에 맞을 뻔하기도 했다. 2년 전에 지도자 라이센스가 없어 벤치에는 앉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선수들과 봤다"면서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그땐 뭘해도 안되더라. 하지만 지금은 그 반대"라며 시즌 내내 좋은 흐름을 이어 온 것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번엔 꿈에 그리던 승격을 위해 나섰다. 경기를 치르는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엔 없다. 더구나 팀을 2위로 이끌었던 조진호 감독이 유명을 달리해 승격을 바라는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선수들도 간절하다. 이 감독대행은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알아서 잘하고 있다. 누구보다 선수들이 중요성을 안다"고 말했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정협도 "과정이 아무리 좋아도 골이 없다면 이길 수 없다"며 골이 터지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내 "분위기가 떨어져봐야 우리 손해다. 내일부터는 다시 훈련에 집중할 것"이라며 분위기를 추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협은 차분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승리를 말했다. 2차전 승리에 자신감이 있냐는 질문에 "오늘(22일) 같은 경기 내용이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 부산 축구의 성지 구덕이 부산의 클래식 복귀로 다시 한번 들썩일 수 있을까. ⓒ유현태 기자

팬들의 마음도 하나다. 골대 뒤를 지킨 서포터즈들 외에도 본부석 옆쪽에 일반팬들도 모여 함께 응원 구호를 외쳤다. 부산의 승격을 바라는 마음은 마찬가지였다. 기자석 바로 옆을 채운 관중들의 탄식과 환호가 생생히 전해졌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1322명. 부산의 올해 평균 관중이 2422명인 것을 고려하면 결코 많은 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평일 저녁 7시 경기장까지 찾은 팬들은 그만큼 간절했다. 당연히 목소리엔 힘이 실렸다.

부산 장내 아나운서는 경기를 마친 뒤 야구의 전설 요기 베라의 말을 인용해 "승강 플레이오프,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면서 선수들에게 팬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경기 종료 뒤까지 관중석을 지키던 팬들은 또한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부산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2차전에서 승리가 필요하다. 1-0으로 이긴다면 연장전에 들어가지만, 그 외의 스코어로 상주를 잡는다면 부산은 승격의 꿈을 이룰 수 있다. 불리하지만 불가능은 아니다. 아직 부산의 승격을 기다리는 이들의 마음은 무너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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