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이 이번엔 웃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부산, 유현태 기자] 상주 상무에 승리를 안긴 귀중한 골의 주인공. 클래식 최종전에서 퇴장당하며 팀의 승강 플레이오프행을 피치 밖에서 지켜봐야 했던 여름이었다.

상주상무는 22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17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부산아이파크와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상주는 클래식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인천유나이티드에 0-2로 패했다. 전남 드래곤즈가 대구FC에 패해 상주는 비기기만 해도 잔류가 가능했다. 뼈아픈 패배에 모든 팀원의 마음이 좋지 않았겠지만, 전반 종료 직전 퇴장 당한 여 름의 마음 고생은 그 누구보다 심했을 터다. 

김태완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여름에게) 별말 안했다. 잘하는 것을 하라고 했다"면서 "본인도 말은 안하지만 미안해하고 눈치를 보려고 하더라. 선수들도 분위기를 풀어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여 름을 중원에 중심으로 다시 기용했다. 승강 플레이오프는 클래식의 징계가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여 름의 출전이 가능했다.

여 름이 밝은 웃음을 찾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킥오프 8분 만에 부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오른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에서 찬스가 생겼다. 프리킥을 부산 수비진이 걷어내자 뒤를 지키던 여름이 그대로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밀집된 선수들 사이를 지나면서 구상민 골키퍼의 반응이 늦었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여름은 지난 퇴장의 부담을 더는 멋진 '속죄'의 골을 터뜨렸다.

여 름의 속죄포의 가치는 높았다. 상주의 김태완 감독은 "원정 경기고, 비기더라도 원정 골 제도가 있어 부담스럽다. 공격적으로 나서지만 선수들을 믿겠다"고 밝혔다. 공수 밸런스가 좋은 부산을 상대로 골은 기록해야 하지만, 무작정 나섰다간 역습에 무너질까 우려가 된다는 뜻이었다. 여름의 골로 상주는 더 편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상주는 선 수비 후 역습 형태로 전환했다.

부산의 맹렬한 추격에 실점 위기를 여러 차례 맞았다. 후반 12분 호물로의 프리킥이 모두 골대를 때렸고, 후반 19분엔 한지호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기도 했다. 하지만 수비진의 몸을 던지는 헌신과 유상훈 골키퍼의 집중력이 발휘하면서 귀중한 승리를 지켰다. 여름도 경기 끝까지 1차 저지선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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