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욱의 높이 활용을 다시 한번 점검한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동아시안컵은 4-4-2라 단정할 수 없다. 4-3-3, 4-2-3-1 등 상대에 따라 잘할 부분을 가져갈 것이다. 우리 구성원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태용 감독은 11월 A매치에서 4-4-2 포메이션을 통해 손흥민 활용법을 찾았다. 활동력이 좋은 이근호의 옆에서, 마찬가지로 활동력과 기술, 패스 능력을 겸비한 미드필더 이재성과 권창훈의 지원을 받았다. 중앙과 측면 포지션이 모두 가능한 선수를 측면 미드필더로 둔 4-4-2 포메이션은 공수 양면에서 안정감을 보였다.

전술은 구조도 중요하지만, 구성원이 더 중요하다. 전술을 구현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가 필요하다. 유럽파 소집이 불가능한 12월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는 손흥민과 권창훈이 없다. 

신 감독은 “플랜B, C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손흥민은 대표 팀 공격의 중심 기둥이지만, 2018년 6월 열릴 러시아 월드컵 본선 세 경기에 손흥민을 모두 기용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E-1 챔피언십은 유비무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유럽파를 부를 수 없다고 하지만, 11월 A매치에서 주력 선수로 뛴 유럽파는 손흥민, 권창훈과 기성용 정도였다. 중심축이 되는 선수들이지만, 이 중심축의 대안을 찾고, 이들이 없을 때 내세울 새로운 구조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신 감독은 구체적인 포메이션을 말하지 않았으나, 힌트는 줬다. 4-3-3과 4-2-3-1 포메이션. 여기에 이번에 뽑힌 선수 명단을 보면 계획이 드러난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원톱으로 두고 중원에 미드필더를 대폭 늘리거나, 이근호-이정협-진성욱을 스리톱으로 둘 수 있다. 11월에 잘 된 투톱으로 조합을 짜볼 수도 있다. 진성욱 자신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섰던 투톱을 선호한다. 이근호와 짝을 이룰 수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 대회에 임할지는 미지수다. “지금 딱히 어떻게 나가겠다는 설명은 하기 힘들다. 소집이 되고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잘할 수 있는 위치에서 어떤 포메이션으로 나갈지 고민해봐야 한다.” 신 감독은 울산에서 진행할 소집 훈련에서 선수들을 직접 보고 정하겠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신 감독은 대표 팀이 단 기간 조직력을 높이기 위해 각자 소속 팀에서 잘하는 플레이를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파격 선발이라는 진성욱, 김성준, 윤영선 등에게 소속 팀에서 하던 역할을 그대로 맡길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경찰청에 입대, 아산 무궁화로 임대될 예정인 미드필더 주세종과 이명주의 입소 연기를 요청하며 동아시안컵에 불렀다. 기성용이 오지 못한 중원에 이재성, 고요한, 정우영과 합을 이룰 카드다. 

이명주와 주세종은 11월 A매치에서 제한적인 기회를 얻었다. 기성용 자리에 주세종과 이명주 모두 뛸 수 있다. 김성준이 포백 앞을 확실히 지켜주는 역할을 하고 이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형태로 구성할 수도 있다. 김성준은 고요한의 경쟁자로 볼 수 있다. 

수비 라인은 실험보다 안정이다. 김진수-권경원-장현수-최철순 등 콜롬비아를 2-1로 이긴 포배 라인이 모두 승선했다. 부상 중인 김민재도 분위기를 익히고 전술을 숙지하라는 차원에서 합류했다. 수비 라인은 최종 엔트리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수비 라인에서 찾는 것은 실상 네 번째 센터백 옵션이다. 11월에 첫 승선했으나 A매치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정승현, 신 감독이 성남일화 시절 지도해 잘 하는 윤영선 등이 부진한 시기를 겪고 있는 김영권의 자리에 도전한다. 

골키퍼는 김승규가 넘버 원, 김진현과 조현우가 백업 요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017시즌 K리그 클래식 최우수 골키퍼로 선정된 조현우는 세르비아전을 통해 김승규의 자리를 위협할 가능성을 보였고, 동아시안컵을 통해 김승규와 또 한번 직접 비교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3경기를 치르는 만큼 한 명의 골키퍼가 전 경기를 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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