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대표 팀을 떠난 잠피에로 벤투라 감독과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스웨덴과 절체절명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를 앞둔 이탈리아 대표 팀은 하나로 뭉쳐도 모자랄 판에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사이에 극도의 대립이 있었다. 이탈리아 방송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는 잠피에로 벤투라 전 감독이 이탈리아 베테랑 선수들과 언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팀이 사분오열되었다고 보도했다.

스웨덴과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미 벤투라 전 감독의 전술에 대해 이탈리아 축구계가 전체적으로 비판을 쏟아냈다. 변화를 요구했다. 이는 이탈리아 대표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는 “이탈리아 대표 선수들은 충분히 동기부여가 되어 있었지만, 벤투라 감독은 선수들과 전혀 전술적인 토론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탈리아가 마케도니아와 유럽 예선전에서 1-1로 비긴 뒤 대표 팀의 베테랑 잔루이지 부폰과 안드레아 바르찰리, 다니엘레 데로시가 코칭스태프 없이 라커룸에서 선수단 자체 전술 미팅을 열었던 사실이 이미 드러났다. 선수들은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되는 상황을 어떻게든 극복해보려 했으나 벤투라 감독은 이를 자신에 대한 도전이자 월권으로 여겼다.

게다가 이 와중에 이탈리아와 스웨덴의 첫 경기 선발 명단이 언론에 유출됐다. 벤투라 감독은 누가 스파이인지 찾으라며 코칭스태프에게 선수들의 뒷조사를 시켰다. 이 일 역시 선수들에게 알려졌다. 더불어 벤투라 감독과 전술적으로 다른 의견을 낸 선수들은 스웨덴과 경기에 선택을 받지 못했다. 결국 이 극한의 대립은 감독과 선수의 직접적인 언쟁으로 번졌다. 벤투라 감독은 대표 팀의 베테랑 선수를 향해 “지금까지 선수들과 미팅을 잘해왔으니 네가 훈련시키고 네가 원하는 선수를 뽑아서 경기하라!”고 소리쳤다. 

결국 이탈리아는 6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벤투라 감독은 경질됐고, 베테랑 선수들도 국가 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이탈리아 축구는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적 때문에 자멸했다. 이탈리아의 탈락은 축구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 정신’이라는 것을 새삼 일깨운 사건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