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루 선수단.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된 페루가 말 그대로 들썩였다. 선제골이 터진 순간 일제히 쏟아져 나온 환호에 지진 알람이 잘못 울렸다.

16일(현지 시간) 페루 언론 엘코메르시오와 ESPN 등에 따르면 페루와 뉴질랜드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대륙간 플레이오프 2차전이 진행되던 도중 지진 감지 애플리케이션인 '시스모 데텍토르'는 수도 리마에 지진이 관측됐다는 알림을 보냈다.

시스모 데텍토르는 이용자들의 휴대전화로 감지된 진동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알려 주는 앱이다.

지진 알람이 울린 것은 전반 27분 페루의 헤페르손 파르판이 선제골을 넣은 직후였다. 그러나 페루 지진 관측 기관에 따르면 이 시간에 발생한 자연 지진은 없었다. 골이 들어간 순간 페루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하면서 앱이 이를 지진 진동으로 오해한 것이다.

시스모 데텍토르의 알림 소식을 곧바로 트위터로 알렸던 이웃 칠레 국립지진센터는 직후 트위터에 "믿을 수 없게도 진동이 감지된 것이 페루의 선제골과 정확히 같은 시점"이라고 썼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리마에서 자연적인 지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페루 사람들의 환호가 앱을 작동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알렸다.

칠레 국립지진센터는 이후에 "믿기지 않는다"며 "리마에서 울린 시스모 데텍토르의 알림은 페루의 골을 축하하다 울린 것"이라고 이전의 지진 알림을 재차 설명했다.

1982년 스페인 대회 이후 이후 36년 만에 감격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룬 페루는 이를 축하하기 위해 임시 공휴일까지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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