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골 1도움을 기록한 발렌시아의 게데스 ⓒ프리메라리가 SNS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발렌시아가 스페인의 강호 세비야를 '탈탈' 털었다. 

발렌시아가 22일 오전 1시 30분(한국 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캄프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2017-18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9라운드 세비야와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만 20살의 신예 곤살루 게데스가 2골 1도움의 맹활약을 했고, 시모네 차차가 8호 골에 도달했다.

▲ 발렌시아 v 세비야 ⓒ김종래 디자이너

◆발렌시아의 공격: 측면 윙어와, 다재다능한 투톱

리그 8라운드가 마친 시점, 리그에서 20골 이상을 넣은 팀은 선두 바르셀로나(22점, 24골)과 발렌시아(18점, 21골)뿐이었다. 발렌시아는 이번 시즌 가공할 만한 공격 패턴으로 상대를 요리하고 있다.

세비야전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전방에 12골을 합작한 호드리고와 차차 조합이 나섰고 미드필더에도 주전이 모두 출격했다. 특히 카를로스 솔레르와 게데스의 활약이 남달랐다. 

게데스와 솔레르 조합은 전형적인 반대발 윙어가 아니다. 오른발잡이지만 왼발도 능한 게데스가 왼쪽에, 오른발잡이 솔레르가 오른쪽에 위치한다. 두 선수는 기본적으로 스피드가 있고, 상대 선수 한명을 제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상대 수비 뒤 공간을 침투할 수 있는 기민성도 갖췄다.

개인기 방식도 비슷하다. 플리플랩처럼 동작이 크고 화려한 개인기보단 상대 움직임을 파악하고 공을 접으면서 수비를 따돌린다. 

전반 34분 솔레르가 오른쪽 측면에서 2번의 접는 동작으로 세비야 레프트백 세르히오 에스쿠데로를 완벽히 제치고 올린 크로스가 좋았다. 순간적으로 발렌시아 선수들 3명이 겹치면서 정확한 슛은 이뤄지지 못했다.

선제골도 단순하지만 정석적인 플레이에서 나왔다. 전반 42분엔 역습 과정에서 볼을 잡은 게데스가 왼발로 치는 척하면서 접고 오른발로 슈팅했다. 게데스의 오른발을 떠난 볼은 구석에 꽂혔다. 세르히오 리코 골키퍼가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구석으로 꽂혔다.

▲ 득점 이후 기뻐하는 발렌시아 선수단 ⓒ발렌시아 SNS

윙어의 개인 능력만 강하지 않았다. 지공을 역습으로 끌어 올리는 힘도 있었다. 중원에서 조프리 콘도그비아가 강철체력으로 수비 축을 세우고 볼을 빼앗으면 다니엘 파레호가 볼을 배급한다. 최전방에 차차와 호드리고는 전방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후방에 적절히 내려와 볼을 받고 원터치로 내줘 수비 균열을 내는 동시에 최전방으로 뛴다. 

전반 43분 게데스의 선제골은 호드리고의 패스를 왼발로 치면서 수비 범위를 벗어나고 침착하게 오른발 슛을 한 게데스의 센스가 좋았지만 게데스에게 내준 호드리고의 원터치 패스가 일품이었다. 

후반 6분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은 차차의 득점도 전방 투톱의 호흡이 절묘했다. 왼쪽 측면으로 빠진 공격수 호드리고가 안쪽으로 좁혀오면서 내준 패스를 차차가 받았고, 시몬 키예르의 제지를 이겨내고 왼발 슛으로 구석을 찔렀다. 현대 축구에서 투톱을 잘 쓰지 않지만 호흡만 맞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라는 것을 증면한 장면이었다.

2골을 앞서간 발렌시아의 페이스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가운데, 세비야의 반격도 만만찮았다. 에두아르도 베리소 세비야 감독은 파블로 사라비아를 투입해 측면의 기동력을 보강했고, 미하엘 크론델리를 내보내 중앙의 볼 줄기를 살렸다. 하지만 마지막 방점을 찍어줄 루이스 무리엘의 세밀성이 부족했다. 

후반 막판이 될수록 체력이 떨어졌고 오히려 발렌시아에 기회가 됐다. 후반 40분 역습 찬스에서  제프리 콘도그비아로 시작된 볼이 산티 미나, 게데스를 거쳐 미나에게 연결됐다. 미나가 문전에서1대 1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발렌시아의 고도로 정밀화된 역습이 만든 득점이다. 

후반 추가 시간 게데스의 득점도 하프라인 이전에서 콘도그비아가 볼을 잡았을 때 이미 게데스는 반응했고 문전으로 쇄도하고 있었다. 콘도그비아가 지체 없이 내준 패스도 정확했고, 게데스의 감각적인 볼터치도 좋았다. 앞쪽으로 차분하게 볼을 떨어뜨린 게데스는 리코 골키퍼를 가볍게 따돌리며 득점했다.

발렌시아는 4-4-2를 공격성이 좋고 상대를 다양한 방식으로 파괴할 수 있다. 최전방 투톱의 유기성이 좋고, 좌우 측면에 스피드와 개인기를 갖춘 윙어가 있다. 중원엔 수비와 볼 배급 과정에서 상호작용할 선수 조합이 있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은 지난 시즌 12위였던 발렌시아를 한 시즌 만에 극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떠난 이후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게리 네빌, 파코 아예스타란, 체사레 프란델리 거치면서 헐거워진 팀이 마르셀리노 감독체제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아직 시즌의 4분의 1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발렌시아는 이미 라리가의 판도를 바꿀 만한 영향력을 뽐내고 있다.

[영상][라리가] '발렌시아 무패행진' Goals - 발렌시아 vs 세비야 골 모음 ⓒ스포티비뉴스 장아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