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글 정형근, 영상 이충훈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처음으로 입단한 포르투갈 선수라는 점이 자랑스럽다. 앞으로 몇 년 뒤에는 훨씬 더 큰 선수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팀에서 뛰게 돼 기쁘다.”

앳된 얼굴의 18살 소년은 당당했다.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달고 뛰었던 등 번호 28번을 맨유에 요구했지만 7번을 받았다. 조지 베스트와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등 레전드들이 달았던 번호다. 호날두는 훗날 영국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맨유 7번이 상징하는 의미를 알고 있다. 나는 원래 28번을 달길 원했지만 퍼거슨 감독이 7번을 권했다. 정말 놀랐다"고 회상했다.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베컴의 등 번호를 이어받은 호날두는 세계를 놀라게 만든 데뷔전을 펼쳤다. 2003년 8월 1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볼턴 원더러스와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렀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후반 15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투입했다. 호날두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호날두는 특유의 발재간과 몸놀림으로 볼턴 수비진을 무력화했다. 볼턴 수비수는 호날두를 막기 위해 반칙을 해 페널티킥이 선언되기도 했다. 

호날두의 플레이를 지켜본 조지 베스트는 “의심할 여지 없이 가장 흥분되는 데뷔전”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르며 팀의 4-0 승리를 이끈 호날두는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 맨유의 전설이 된 호날두.

호날두는 나날이 진화했다. 특히 2007-08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31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8골)을 바탕으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호날두는 지독한 연습벌레였다. 데뷔 초기만 해도 깡마른 몸매와 가녀린 다린를 지녔던 호날두는 이후 웨이트 트레이닝과 꾸준한 몸 관리로 최고의 축구선수에 걸맞은 몸을 만들었다. 특히 중거리 슛, 헤딩, 무회전 프리킥, 양발을 꾸준히 연마해 EPL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호날두는 맨유의 상징적인 등 번호 7번을 달고 6시즌 동안 뛰었다. 맨유에서 291경기에 나서 118득점 62도움을 올렸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FA컵 우승 1회 등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 퍼거슨과 호날두의 이별의 시간은 다가왔다.

“호날두는 그동안 본 적이 없는, 가장 흥미로운 선수다.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다.”

호날두를 맨유로 데려온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안목은 정확했다. 그러나 호날두와 맨유의 이별의 시간은 다가왔다. 2009년 6월 1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은 호날두의 이적을 발표했다. 이적료는 9,400만 유로(당시 가치로 약 1,600억 원)였다. 

2001년 레알 마드리드가 지네딘 지단을 영입하기 위해 유벤투스에 지불했던 7,300만 유로(약 1,290억 원)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이적료였다. 호날두는 “역사적인 계약이다. 세계 최고의 두 팀에서 나를 원했다는 사실이 기쁘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새로운 무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레알 마드리드 이적 9시즌 만에 호날두는 ‘40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호날두는 지난달 27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도르트문트와 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으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호날두의 400번째 무대였다. 

호날두는 400경기에서 411골을 넣었다. 엄청난 기록이다. 호날두가 출전한 400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293승 60무 47패라는 압도적 성적을 거뒀다. 호날두가 레알에서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는 13개다. 특히 올해는 UCL 사상 첫 2연패를 달성했다.  

호날두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UCL 최초로 5회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다. 호날두는 맨유 시절을 포함해 UCL에서 모두 107골을 넣었다. 100골을 넘은 유일한 선수다. 라리가 득점왕도 3번이나 차지했다. 

2008년 맨유 유니폼을 입고 발롱도르를 처음으로 수상한 호날두는 레알에서 3번 더 영광을 안았다. 올해도 가장 강력한 발롱도르 후보이다. 전설적인 선수로 남을 호날두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맨유 NO.7’ 호날두의 기록

리그 3회 우승(2007, 2008, 2009)

FA컵 1회 우승(2004)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2007-2008시즌)

잉글랜드 리그컵 2회 우승(2006, 2009)

피파 클럽 월드컵 1회 우승(2009)

커뮤니티 실드 2회 우승 (2007, 2008)

FIFA 발롱도르 1회(2008)

UEFA 베스트 11 1회(200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1회(2007-2008시즌)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1회(2007-2008 시즌)

▲ 레알에서 새로운 전설을 쓰고 있는 호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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