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전에서 득점 뒤 기뻐하는 서울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계속해서 상승세를 탈 기회를 무산시켜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지난 7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을 앞둔 황선홍 감독의 발언이다. 그러나 서울은 상승세를 타는 데 실패했고, 20일 광주FC를 4-1로 대파하면서 정말로 마지막 기회가 왔다.

FC서울은 8월달 2승 2무를 거둔 뒤 9일 제주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제주가 당시 7경기 무패 행진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쁜 결과는 아니었다.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황 감독의 말대로 상승세를 슬슬 타나 했다. 그러나 17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0-1로 패하며 또 미끄러졌다. 인천의 강한 압박에 밀려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오락가락 행보는 시즌 말미까지 이어졌다.

다행인 점은 분위기가 꺾인 뒤에도 승리를 챙기고 있다는 것. 새로 영입된 코바가 다치고 윤일록의 컨디션이 저하되는 등 악재를 넘어 광주전에서 이겼다. 여기에 이명주, 하대성이 부상에서 돌아와 중원 조합은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할 정도가 됐다. 일단 경쟁력은 있다. 이제 결과로 말할 때다.

현재 서울은 승점 46점을 얻어 5위를 달리고 있다. 7위 포항이 승점 37점을 달리고 있어 상위 스플릿 진출은 사실상 확정이다. 그러나 서울의 목표는 상위 스플릿 진출이 아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다. ACL 진출의 마지노선 3위에 위치한 울산 현대는 승점 54점. 승점 8점 차는 쉽지 않지만 분명 가능성이 있다. 스플릿 라운드 5경기에선 비슷한 순위의 팀들끼리 승점 6점짜리 대결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서울은 상위권 팀과 전적이 나쁘지 않다. 선두 전북 현대와 1승 2패, 2위 제주와 1승 2무, 3위 울산과 3무, 4위 수원과 2승 1무, 6위가 유력한 강원FC와 2승 1패를 거뒀다. 전북을 제외하곤 상대 전적에서 밀리지 않는다. 자신감을 갖고 ACL 진출과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걸고 한판 대결을 펼칠 수 있다.

▲ 표정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황선홍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제 서울은 스플릿 라운드 전까지 3경기를 남겼다. 포항 스틸러스, 전남 드래곤즈, 상주 상무와 경기를 치른다.

서울은 이번 시즌 내내 예상치 못한 시점에, 생각도 하지 않았던 팀들에게 덜미를 잡혔다. 포항, 전남, 상주는 서울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할 중하위권 팀들이다. 서울이 반전을 꿈꾸려면 최대한 승점을 쌓고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해야 한다. 모두 이기면 최소한 차이는 벌어지지 않는다. 남은 3경기에서 차곡차곡 승점을 쌓는 동안 다른 팀들이 미끄러진다면 스플릿 라운드에서 부담을 덜 수 있다. 마지막 순간 힘을 써서 따라갈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역설적으로 스플릿 라운드전까지 최대한 승점을 쌓아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서울은 2017 시즌 시작부터 롤러코스터에 올라탔다. 황 감독도 선수들도 상승세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밝혔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근근이 상위권을 따라붙으며 지금까지 왔지만, ACL 출전권 사수 확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남은 경기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이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면 남은 3경기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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