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외국인 투수 보우덴은 지난 해 니퍼트와 원.투 펀치를 형성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데뷔 첫 해부터 18승을 거두며 거침 없는 행진을 이어갔다.

눈에 띄는 것은 이닝 소화 능력이었다. 30경기에 나서 180이닝을 던졌다. 나왔다 하면 평균 6이닝을 책임졌다.

올 시즌은 다르다. 부상 여파도 있었겠지만 이닝 소화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21일 현재 16경기에 등판해 82.1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평균 5이닝을 조금 넘는 수치다. 삼진 잡는 능력도 뚝 떨어졌다. 1년 새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일단 이닝당 투구수가 늘어났다. 지난 해 180이닝에서 3085개를 던져 평균 17.1개를 던졌지만 올 시즌엔 82.1이닝에서 1525개를 던져 18.4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쌓인 투구수는 그의 이른 교체를 부르고 있다.

구위로 압도하지 못하다 보니 투구수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보우덴의 데이터는 전 구종에 걸쳐 지난해 보다 못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일단 패스트볼의 힘과 스피드가 떨어졌다. 타구-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6.83km였다. 하지만 올 시즌엔 144.76km로 2km가량 떨어졌다. 패스트볼의 힘이 중요한 보우덴이 패스트볼 구속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는 건 분명한 문제가 있는 대목이다.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이 1.81m에서 1.64m로 거의 20cm 가까이 짧아졌다. 투구 폼에 변화가 감지될 정도다. 자연히 패스트볼의 회전수가 떨어졌다. 2334rpm이던 것이 2304rpm으로 바뀌었다.

보우덴의 또 다른 장기인 스플리터도 약해졌다. 일단 스플리터 역시 구속이 떨어졌다. 지난해 최고 140.67km, 평균 136km를 형성했던 보우덴의 스플리터는 올 시즌 최고 137.50km, 평균 132.98km로 느려졌다.

일반 투수의 패스트볼 구속과 맞먹었던 스플리터가 스플리터임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뜻한다. 지난 해엔 패스트볼 이외엔 스플리터를 가장 많이 던졌다.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서드 구종으로 떨어졌다. 자신의 주무기에 대한 믿음이 떨어졌다는 걸 의미한다.

커브가 많이 늘어났다는 건 느려진 직구의 보완재로 활용한 것이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느린 공을 보여주며 완급조절을 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패스트볼로 윽박지른 뒤 각 크게 떨어지는 스플리터는 보우덴의 단골 삼진 메뉴였다. 지난 해 보우덴은 9이닝 당 8개의 삼진을 잡았다. 하지만 올 시즌엔 모든 구종이 지난해에 미치지 못한다. 올 시즌 기록은 고작 5.36개에 불과하다.

특히 익스텐션이 모든 구종에서 짧아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상대 타자가 그의 공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그만큼 많이 벌어주고 있다는 뜻이다. 공을 충분히 끌고나오지 못하면서 모든 구종에 힘을 주는 것이 그만큼 어려워졌다.

이제 두산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다. 니퍼트와 보우덴의 구위에 많은 것이 달려 있는 팀이라 할 수 있다. 과연 모든 팀의 부러움을 샀던 두산의 외국인 원.투 펀치가 지난 해의 기량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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