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다. 연쇄 살인범 병수(설경구)가 17년 전 교통사고를 당하고, 살인을 멈추게 되는데, 현재와 17년 전에 대한 퍼즐을 맞춰 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김영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살인범의 기억법’은 결국 ‘기억’에 대한
이야기다. 잃어가는 병수의 기억 속 그나마 남아 조각난 기억, 또
실존하는 사람인지, 병수의 뒤틀린 기억인지 의문스러운 태주(김남길)의 존재, 마지막까지 기억해야 할 병수의 딸 은희(김설현)까지, 관객들의
기억을 뒤흔들며 영화에 몰입하게 만든다.
연출을 맡은 원신연 감독에게 물었다. 누구의 기억인지 모를, 또 실제 존재 했던 일인지 혼란스러운 영화 속 장면 중, 꼭 기억해야
할 장면들은 무엇인지. 모두 병수가 있었다. 기억의 중심에는
병수가 있고, 병수가 가진 기억의 퍼즐과 관객이 쥔 퍼즐을 맞춰간다면 영화를 보다 풍성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1. 터널에서 걸어 나온 병수
“영화가 시작되는 첫 장면에서 김병수가 터널을 걸어 나온다. 터널에서 걸어 나오는 병수 신에 이 영화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가 모두 담겨 있다. 그 장면의 상징성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과도 연관 돼 있다. 이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유추할 수 있따. 터널 속의 어둠과 밖의 빛, 경계를 상징한다.”
#2. 태주와 병수의 만나게 되는 사고
“알츠하이머에 걸려 집도 찾아가기 힘든 상태로 기억을 잃어가는 병수가
안가가 짙게 깔린 도로를 달리다가 추돌 사고가 난다. 그 차에 타고 있는 민태주를 만나게 되는 장면이다. 태주가 실제로 존재할 캐릭터인지, 현재 병수 각성 상태의 머리속에
존재하는 캐릭터인지. 눈치 빠른 관객들은 이 이중적인 인물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예상을 할 수 있고, 예상을 하지 못하더라도 그 장면이 가지고 있는 서스펜스로 인해 소재뿐만 아니라 ‘깊은 주제를 지니고 있구나’를 느끼게 해 준다.”
#3. 병수의 살인을 멈춘 17년 전 교통사고, 그리고 세 번의 기억
“이 작품은 병수 기억의 퍼즐을 따라가는 영화다. 관객들이 자기만의 퍼즐을 쥐고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열린 구조의 영화다.
병수는 17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살인을 멈추고, 그
살인의 이유가 기억에서 사라지게 된다. 병수가 세 번에 걸쳐 사고 장면을 기억해 낸다. 왜 살인을 멈추게 됐고, 왜 이런 병적 증상이 시작됐는지, 계속해서 사고의 기억을 추적한다. 세 사고가 각각 다른 퍼즐의 모습으로
배치 돼 있다. 이유는 한가지지만, 병수가 생각하는 사고는
각각 다르게 표현된다. 계속 따라가다 보면 세 번째 퍼즐에서 병수가 왜 살인을 멈추게 됐는지 알 수
있다.”
◆ cookie. 기억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없었던 영화다. 기억의
세계가 무너져 내리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체험이지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억 스릴러다. 9월 6일에 개봉한다. 꼭
‘기억’하고 계시다가 극장에서 만나길 기대한다.
영상 ⓒ 진행ㅣ이은지 기자, 촬영ㅣ이나현, 송승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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