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경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3루수 허경민(27, 두산 베어스)이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연이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자신은 물론 팀 동료들의 집중력을 깨우는 수비였다. 허경민은 20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2-1로 앞선 5회 무사 1루에서 조용호의 번트 타구가 높이 뜨자 앞으로 몸을 날려 잡은 뒤 곧바로 1루로 송구해 병살로 연결했다. SK의 추격 불씨를 끈 두산은 6회 대거 10점을 뽑으면서 14-2로 크게 이겼다. 

허경민에게 당시 상황을 묻자 "번트를 대려고 해서 수비하러 들어가다가 공이 떠서 바로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잔디가 없는 곳으로 떨어져 통증이 있을 듯했다. 허경민은 "공이 흙이 있는 곳과 잔디의 경계에 떨어졌다. 공을 못 잡았으면 더 아팠을 거다. (박)건우가 슬라이딩 못한다고 놀리더라"고 설명하며 웃었다.

하루 뒤 상대 팀의 추격을 막는 호수비를 한 차례 더 펼쳤다. 허경민은 21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5-6으로 뒤집힌 6회초 1사 2루에서 정경운의 타구가 3-유간으로 오자 이번에는 옆으로 몸을 날려 땅볼로 처리했다.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한화가 더 도망가지 못하게 막는 수비였다. 두산은 6회말 3점을 뽑으면서 9-6으로 역전승했다.

허경민은 "어제(20일)도 좋은 수비를 하고 이겨서 기분이 좋았는데, 오늘도 우연치 않게 좋은 수비 뒤에 역전해서 팀이 더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무더운 날씨에 허경민은 팀 승리만 생각하며 몸을 날렸다. 그는 "날도 더운데 오늘(21일)처럼 니퍼트도 점수를 주는 상황에서 수비 하나로 힘이 됐다면, 나도 고마운 일이다. 팀에서 어린 편이라 내가 처지면 팀이 더 처진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 공격이 안 되면 수비라도 더 도움을 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올 시즌 타석에서는 수비만큼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전반기 허리 통증과 타격 부진이 겹쳐 시즌 성적 73경기 0.258 2홈런 22타점에 머물러 있다. 최근 조금씩 감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지난 10경기에서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타율 0.310 3타점을 기록했다.

허경민은 "타선에 큰 도움은 아니더라도 조금씩은 도움이 돼야 한다고 마음을 먹고 있다. 개인 기록은 많이 떨어져 있지만, 팀이 목표한 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즌이 끝났을 때 팀이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