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체티노 감독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연일 '빅 사이닝'이 이어지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TOP 6가 하나같이 두둑한 돈다발을 풀고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토트넘 핫스퍼만 유난히 조용하다.

실제 '디펜딩 챔피언' 첼시는 안토니오 뤼디거(약 495억 원)를 비롯해 티에무에 바카요코(약 582억 원) 그리고 알바로 모라타(약 1091억 원·추정)까지 영입에 성공했다. 주제 무리뉴 감독 2년 차 우승을 바라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빅토르 린델로프(약 454억 원), 로멜루 루카쿠(약 1091억 원)를 영입했고. 맨체스터 시티 역시 이미 에데르손 모라에스(약 500억 원)과 베르나르도 실바(약 619억 원)를 비롯해 지난 시즌 약점이었던 측면 수비 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아스널과 리버풀은 이미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약 784억 원), 모하메드 살라(약 534억 원)를 스쿼드에 합류시켰다.

그러나 토트넘은 오히려 주축 수비수 카일 워커를 맨시티에 내줬고, 장신 수비수 페데르코 파지오도 AS로마로 보냈다. 그리고 좀처럼 영입을 하지 않고 있다.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는 현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다른 라이벌 구단들이 여름 이적 시장에서 돈 다발을 풀고 있지만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보도하며 그 이유를 소개했다.

▲ 토트넘 유스 출신이자 지난 시즌 득점 왕에 오른 해리 케인

#철학과 아카데미 선수

이 매체는 포체티노 감독은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 다국적 스포츠 매체 'ESPN'과 인터뷰에서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2시즌 동안 우리는 많이 성장했다. 우리의 철학은 어린 선수를 가지고 흥미로운 축구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다음 시즌은 우리에게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한 내용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포체티노 감독은 "더 나은 스쿼드를 구축하기 위해선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클럽 아케데미 선수를 믿기 때문에 차분하고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어 "사실 몇 선수가 부족하기는하다. 그러나 우리는 아주 좋은 팀을 가졌고 우리 팀의 대다수 선수는 중요하다"며 기존의 선수들, 그리고 토트넘에서 성장한 선수들의 능력을 믿는다"고 했다.

보통의 팀들이 큰 돈을 들여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과는 분명 다른 생각과 철학이다. 포체티노감독은 구단의 철학은 경영진에서 온다고 했다. 그는 특히 다니엘 레비 회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 중이며 레비 회장과 자신은 미래에 대해 우리가 어떤 것이 필요한가에 대한 명확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포체티노 감독은 레비 회장과 함께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주급 체계를 유지하도록 해 토트넘을 균형 잡힌 팀으로 만들었다.

▲ 다니엘 레비 토트넘 핫스퍼 회장

#새로운 구장, 기대와 도전 사이

그러나 모든 걸 낙관할 수 없다. 당장 다음 시즌 홈경기장부터가 문제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홈구장이었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유독 강했다. 리그에서 홈 경기 무패(17승 2패)를 기록한 팀은 토트넘이 유일했다.

그러나 다음 시즌 토트넘은 뉴 웸블리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삼는다. 이유는 새로운 경기장 건축이다. 토트넘은 현재 6만 1000석의 관중이 운집할 수 있는 새로운 경기장 건축에 착공했고 2018-2019 시즌부터 사용할 수 있다. 화이트 하트 레인은 허물었다. 그래서 다음 시즌 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홈경기를 치른다.

그러나 토트넘은 경기장 규격과 분위가 다른 웸블리에서 치른 경기에선 유독 고전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과 유로파리그 홈경기를 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치렀는데 성적이 좋지 못했다(1승 1무 2패). 또 다른 웸블리 경기 첼시와 치른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강전에서도 2-4로 졌다. '웸블리의 저주'라고 불릴 만했던 성적이다.

▲ 첼시와 FA컵 4강에서 진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 역시 "웸블리로 이동하는 건 우리에게 큰 도전이다. 다른 환경, 다른 그라운드 경기장 등 모든 것이 다르다.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편안한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변화를 해야하는 건 사실이다"고 했다. 

다음 시즌 토트넘은 '최소한의 영입'을 하되 기존 선수들이 중심이 된 스쿼드를 바탕으로 성적을 내야하며 새로운 홈구장이라는 변수와 맞서 싸워야 한다. 2017-2018 시즌은 토트넘의 철학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기준 점이 되는 시즌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