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택시운전사’의
오프닝은 화려하지 않다. 어느 시대인지 알 수 없지만 2017년을
사는 우리가 보기에는 낯선 풍경이 이어지고, 연두색 택시 한 대가 도로를 달린다. 그때 노래가 흘러 나온다. 바로 조용필의 ‘단발머리’다.
극중 택시운전사 김만섭(송강호)이
흥겹게 따라 부르는 ‘단발머리’는 1979년 발매된 조용필 1집 ‘창밖의
여자’에 수록된 곡이다.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 소녀’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1979년, 즉 ‘택시운전사’의 시대적
배경인 1980년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는 연출을 맡은 장훈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는 신이다. 자연스럽게
관객들이 영화 속 시대로 흘러 들어 올 수 있게 돕기 위한 장치인 셈이다. 장 감독은 10일 진행된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영화가 시작되면 관객들이
‘단발머리’를 들으면서 시대적인 분위기로 같이 들어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에 따르면 조용필의 ‘단말머리’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생각을 했고, 완성된 후 조용필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지금까지 조용필은 영화에 자신의
음악을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하지 않았다. 주변에서도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였으니, 연출자 입장에서 걱정이
앞서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진행이 됐다. 시나리오와 함께 당시 김만섭 역으로
송강호가 캐스팅 된 상황을 조용필에게 전달하면서 노래 사용을 허락해 달라는 부탁을 했고, 생각보다 쉽게
허락한 것이다. 장 감독은 “정말 빨리 답변이 왔다. 일주일? 아니 하루 이틀 안에 답이 왔다. 사용해도 좋다고 했다. 정말 의외였고,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어떤 부분이 조용필의 마음을 움직였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동안 자신의 음악을 영화에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조용필이 승낙한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관객들은 ‘단발머리’가 안내하는 1980년, 그 시절로 들어갈 수 있게 됐다.
한편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송강호를 비롯해 유해진, 류준열 등이 출연하며 내달 2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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