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 '엽기적인 그녀'. 사진|SBS 방송 화면 캡처

‘작품과 현실사이’는 드라마, 영화 등 작품에서 다룬 에피소드를 현실에 대입해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작품 내에서 이뤄졌던 상황들이 현실에서 가능한지, 또 현실에서는 어떤 법에 저촉되는지 등을 알아봅니다. /편집자 주

◆ Pick scene. SBS ‘엽기적인 그녀’ 15-16회, 크리스와 만난 오연서

혜명공주(오연서 분)는 심란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곧 만나게 될 청나라 황자 다르한(크리스 분) 때문. 영신(류담 분)은 혜명공주에게 “마마, 어쩝니까?”라고 묻는데, 혜명공주는 답답한 듯 눈물을 흘린다. 

혜명공주와 달리 정기준(정웅인 분) 등은 긴장한 표정으로 황자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황자 일행이 도착했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나타나지 않는 혜명공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그때 다르한이 대신들을 이끌고 도착한 모습이 보인다. 정기준과 견우 등은 다르한을 맞이하고, 혜명공주 또한 의복을 갖춰 입고 나타난다. 

혜명공주는 견우를 발견하고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곧 황자 앞에서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소개한다. 다르한과 인사를 나누는 혜명공주를, 견우 또한 조금은 슬픈 눈빛으로 바라본다. 


◆ 역사 속 현실, 다르한은 정말 청나라 황자일까?

이번 ‘작품과 현실사이’ 코너에서는 법이 아니라 역사를 잠깐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번 편에서 소개한 ‘엽기적인 그녀’ 속 장면은 극 중에서 꽤 중요한 장면입니다. 다르한은 혜명공주와 혼인을 위해 조선을 찾아왔고, 이를 알고 있는 혜명공주는 견우를 향한 마음 때문에 불편하기만 합니다. 견우 또한 마찬가지고요.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실히 하지 않았던 두 사람이, 다르한 덕분에 확신을 하게 되죠.

그런데 첫 등장한 청나라 사람들의 모습이 조금 이상합니다. 다르한과 그를 따르는 대신들의 머리카락이 풍성하거든요. 실제 청나라 사람들은 머리카락을 땋아 늘인 머리모양인 변발(辮髮)이었습니다. 특히 앞머리를 깎고 뒷머리를 땋아 늘이는 만주족의 변발양식이었죠. 다르한과 대신들은 청나라 사람임에도 변발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엽기적인 그녀’는 퓨전 사극이라 가상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퓨전 사극인데 뭐 어때’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가상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엽기적인 그녀’ 속 인물들이 조선시대 의복을 갖춰 입은 것과는 상반됩니다. 특히 ‘엽기적인 그녀’는 다르한이 청나라 황자임을 분명히 말하고 있기도 하고요. ‘엽기적인 그녀’의 역사 고증을 따지자면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공주의 자유로운 외출부터가 말이 안 되죠. 우리는 ‘퓨전’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 걸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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