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택시운전사' 토마스 크레취만 스틸. 제공|(주)쇼박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택시운전사'의 모티브가 된 푸른 눈의 목격자 故위르겐 힌츠페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의 모티브는 위르겐 힌츠페터로 독일 제1공영방송 ARD-NRD의 카메라맨으로 시작해 베트남 전쟁에서 종군 기자로 활약했고, 이후 일본 특파원 기자로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하며 교류를 쌓았다. 우연히 라디오를 통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상찮은 상황을 듣고, 오로지 취재를 위해 광주로 향하는 인물이다.

당시 한국의 외신기자들은 해외홍보원에 취재 목적을 알린 뒤, 프레스카드를 발급 받아야만 취재가 가능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외신기자들과는 달리 프레스카드 없이, 기자의 신분을 숨긴 채 계엄 하의 삼엄한 통제를 뚫고, 광주의 참상을 생생하게 취재했다. 

그가 촬영한 필름은 '기로에 선 대한민국'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독일에서 수차례 방송됐다. 다른 외신들도 이 영상을 받아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보도함으로써 전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이에 일명 '푸른 눈의 목격자'로 불리게 된 위르겐 힌츠페터는 한국의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3년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했다. 그는 수상 소감 중 "내 눈으로 진실을 보고 전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용감한 한국인 택시기사 김사복 씨와 헌신적으로 도와준 광주의 젊은이들이 없었다면 다큐멘터리는 세상에 나올 수 없었다"며 자신을 도왔던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택시운전사'는 이러한 위르겐 힌츠페터의 수상 소감에 모티브를 얻어 출발했다. 오로지 기자라는 사명감 하나로 광주를 향한 독일 기자, 그를 태우고 광주의 중심으로 향한 서울의 평범한 택시운전사, 광주에서 이들을 도왔던 사람들까지, 장훈 감독은 '택시운전사'를 준비하기 위해 직접 위르겐 힌츠페터를 찾았다. 

영화화에 대한 허락부터, 당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은 장훈 감독은 "위르겐 힌츠페터에게 이 이야기를 영화화 하는 부분에 대해 얘기 했을 때, 매우 좋아했다. 그는 인간적이고 따뜻하며, 위트있는 사람이었다. 첫 만남임에도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며 그의 첫 인상을 밝혔다. 

또 광주로 향하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위르겐 힌츠페터는 "당연히 가야지, 그게 기자가 하는 일이다"라며 드라마틱한 사연이 아닌, 담담하고도 당연한 대답으로 장훈 감독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한편 '택시운전사'는 올 여름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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