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범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한 팀의 담당 기자를 맡으면 이범호 정도 레벨의 선수는 동정을 꾸준히 체크해야 한다. 특히 부상을 당해 엔트리서 제외되면 언제쯤 돌아올 지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지난 주, 이범호가 다시 복귀 시동을 걸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퓨처스리그에 나선다는 정보였다.

이범호에게 연락했다. 그는 밝은 톤은 "준비가 다 됐다. 감독님이 올라오라고 하시면 바로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범호는 자신이 1군에 올라가는 소식이 전해지는 것은 원치 않았다. 또 똑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범호는 "1군에 올라간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꾸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미안하다. 1군에 올라가 어느 정도 활약을 한 뒤에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이범호 1군 복귀 기사는 구단 공식 발표가 나올 때 까지 미뤄졌다.

그렇게 이범호 복귀 후 6경기가 흘렀다. 이범호는 이제서야 "팬들께 인사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범호는 복귀 후 두 경기서는 대타로만 경기에 나서 가을 조율했다. 이후엔 선발 라인업에 조금씩 이름을 올리고 있다.

타율 자체가 높은 것은 아니다. 6경기 타율은 2할5푼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장타력과 출루율 면에선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2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장타율이 6할2푼5리나 된다. 출루율도 3할6푼8리로 타율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14일 롯데전은 이범호의 존재 가치를 그대로 증명한 경기였다. 특히 이범호는 이날 6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뽑아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KIA는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한 롯데 김유영에게 5회까지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에이스 헥터가 나온 경기였지만 흐름은 끌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6회 초 김유영 대신 배장호가 올라오자 힘을 냈다.

선두타자 나지완의 볼넷에 이어 안치홍이 안타를 쳐 무사 1,2루. 타석에 들어선 이범호는 배장호의 7구째 커브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겨 버렸다. 주자가 많이 찰 수록 힘을 내는 이범호의 능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범호는 "팀이 이기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다. 후배들 고생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내 자리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좋은 후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나도 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주전 자리에 대한 절박한 심정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A는 이범호와 김주찬 가세로 선수층이 한층 두터워졌다. 중요한 건 이름값이 아닌 실력이다. 이범호가 먼저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공.수에서 그의 존재감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NC의 거센 추격으로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 KIA가 베테랑들의 활약에 힘을 얻어 1위 자리를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