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정진기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26일 LG전에 정진기를 지명타자로 내보내면서 "왼손 투수를 상대하기 위한 카드"라고 덧붙였다.

이날 LG 선발투수는 왼손 투수 데이비드 허프였다. 왼손 투수를 상대로 오른손 타자만 내기는 어려우니 왼손 타자가 들어가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굳이 지명타자라는 점에서 결과가 궁금해지는 선택이었다. 정진기는 허프 상대로 3타수 1홈런을 기록하며 6-1 승리에 앞장섰다. 

힐만 감독이 굳이 '승부수'라는 부연 설명을 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우선 허프는 메이저리그에서부터 왼손 타자에 약한 왼손 투수였다. 피OPS가 오른손 타자 상대 0.815, 왼손 타자 상대 0.839였다. 직구와 체인지업 위주의 투구를 하다 보니 왼손 타자에게 던질 결정구가 취약점이었다. 

LG 코칭스태프의 조언에 따라 올해 투구 패턴을 바꿔 왼손 타자에게도 체인지업을 던지고, 커터를 늘렸지만 26일 SK에서는 정진기뿐만 아니라 한동민도 홈런을 때렸다. 힐만 감독은 "우리에게는(허프가 왼손 타자에 약하다는) 충분한 샘플 데이터가 있었다. 왼손 타자들의 홈런이라는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했다. 

▲ SK 트레이 힐만 감독 ⓒ 한희재 기자
허프의 사례처럼 왼손 투수가 반드시 왼손 타자에게 강하다는 보장은 없지만, 왼손 투수에게 약한 왼손 타자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LG를 만나기 전 올 시즌 정진기도 그런 사례였다. 25일까지 왼손 투수 상대 0.235, 오른손 투수 상대 0.262의 타율을 기록했고 OPS 역시 왼손 투수 상대가 0.551, 오른손 투수 상대가 0.802로 차이가 있었다. 왼손 투수에게 친 홈런은 없었다. 

힐만 감독은 "정경배 타격 코치와 김성갑 수석 코치의 도움을 받았다. 최근 타격감 같은 기록 밖의 정보를 받을 수 있었고 라인업 결정에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느낀 '기록 밖의 어떤 것'은 28일 경기 승리에도 영향을 끼쳤다. 정진기는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LG 왼손 투수 차우찬을 상대로 다시 한 번 대포를 터트렸다. 

이제 정진기의 왼손 투수 상대 성적은 타율 0.261, OPS 0.842로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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