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오른손 투수 장민재는 가슴 속에 선발 꿈을 품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해 제대하고 복귀한 한화 오른손 투수 장민재(27)에겐 보직 개념이 희박했다.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어 선발이 무너졌을 때 두 번째 투수, 추격조로 등판하는 경기가 많았는데, 필승조로도 심심치 않게 등판했다. 가끔은 선발투수가 빠진 자리를 메웠으며, SK에 강해 표적 선발로 출격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14일 선발로 등판해 공 59개를 던지고 이틀 쉰 뒤 중간으로 등판해 공 84개를 던지는 등 관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48경기 가운데 중간으로 35경기, 선발로 13경기 나서면서 119⅓이닝을 던졌다. 투구 수는 2,151개로 리그에서 26번째로 많았다.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은 지난 시즌 이따금 취재진에게 "장민재가 없었다면 어땠을까?"라고 질문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우리 팀에 큰 힘이 됐다"며 고마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바쁘다. 지난 21일 삼성과 경기에서 선발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3회 벤치클리어링으로 4회 퇴장당하자 갑작스럽게 등판해 2⅔이닝 동안 공 55개를 던졌다. 이틀 쉬고 KIA와 경기에서 선발 이태양이 흔들리자 또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⅓이닝 동안 공 60개를 던졌다. 그리고 지난 27일 NC와 경기에서 선발투수 안영명이 흔들리자 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4이닝 동안 공 53개를 던져 무실점으로 막고 6-1 역전 승리에 발판을 만들었다. 팀이 8연패를 끊은 의미 있는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개인으로서 올 시즌 첫 승이다.

한 주 동안 3일 간격으로 세 차례나 두 번째 투수 임무를 받아 공 168개를 던진 장민재는 피곤할법하지만 "이틀 쉬고 던졌으니 괜찮다"고 어깨를 으쓱하면서 "어차피 마운드에 올라가면 내가 끝까지 던진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진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장민재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30km대 후반이다. 최고 구속이 144km 정도다. 하지만 낙차 큰 커브와 체인지업을 활용해 타이밍을 빼앗는 능력이 일품이다. 김성근 전 감독은 물론 투수 코치에서 지난 23일부터 임시로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상군 감독 대행, 그리고 장민재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조인성 차일목 등 포수들 모두 장민재의 가장 큰 장점을 "안정적인 제구력과 물러나지 않는 당당한 투구"로 꼽았다.

장민재는 "이상군 대행께서 눈치 보지 말고 실수해도 주눅들지 말고 자기 공 던지라고, 홈런 줘도 되니까 자신감 있게 던지라고 조언해 준다.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느 자리든 괜찮다"고 말하지만 2010년 데뷔해 군대까지 다녀와서 어느덧 프로 5년째, 조심스럽게 꿈꾸는 자리와 상황을 이야기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말을 했는데 선발로 기회가 온다면 한 번쯤은 내 손으로 경기를 끝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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