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마무리 투수 정우람은 18일 넥센과 경기에서 9회 이택근에게 만루 홈런을 맞아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건일 기자] "우리 투수 많으니 이제부터 투수 교체 빠르게 할 계획이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올 시즌 선발투수들과 중간 투수들의 양과 질에 만족해 하면서 지난달 29일 이렇게 '물량전'을 선언했다.

그런데 18일 넥센과 원정 경기를 앞두고선 '지난해와 다르게 올 시즌은 유독 퀵 후크(3실점 이하를 기록하고 있는 선발투수를 6이닝 이전에 교체하는 작전)가 없다'는 물음에 "중간 투수가 없다"고 대답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는 선발투수가 없고 중간이 많았는데, 올해엔 선발투수가 많고 중간이 없다. 중간 투수가 무려 6명이나 빠졌다. 이렇게 중간 투수가 없던 적이 처음이다"고 혀를 찼다.

김 감독이 말한 6명은 송창식 송은범 심수창 장민재 권혁 박정진이다. 장민재와 박정진 송은범은 2구에 내려갔고 송창식과 심수창은 "제 공을 던질 수 없어 쓰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권혁은 몸에 담이 걸려서 이날 대전에 내려갔다. "지난 16일 0-2로 뒤진 7회, 중요한 상황인데도 두 번째 투수로 권혁이 아닌 김범수를 선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서 팀이 9회 6-4로 경기를 뒤집자 김 감독은 지난 16일과 17일 연이틀 공을 던진 정우람을 올렸다.

이날 1군 엔트리에 있는 불펜 투수진에서 권혁은 경기장에 없었고 송창식과 심수창은 김 감독의 머릿 속에 없었다. 김재영과 이동걸은 9회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경험이 없고 안영명은 이틀 연속 던진 점을 고려하면 정우람 밖에 낼 투수가 없었다.

하지만 정우람은 아웃 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하고 이택근에게 만루 홈런을 맞아 6-8 끝내기를 허용하고 패전 멍에를 썼다.

16일에는 3개로 간단하게 경기를 마쳤으나 워밍업으로 피로가 없지 않았다. 투수 출신 야구인들은 "실전에서 공을 한 개를 던지든 두 개를 던지든 불펜에서 수십 개 공을 전력으로 던지기 때문에 어깨가 피곤하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3일째 내리 나오면서 넥센 타자들에게 읽히기까지 했다. 홈런을 친 이택근은 어제(17일) 마지막 대타 타석에서 상대했을 때 완전히 높은 볼(패스트볼)에 속았다. 그래서 오늘 어제와 같이 패스트볼 타이밍에 초점을 맞춰 방망이를 돌렸는데 방망이 중심에 걸려서 넘어갔다"고 말했다.

패스트볼 구속이 시속 140km 대에 머물지만 날카로운 제구에 같은 자세에서 나오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곁들여 타자를 타이밍 싸움으로 꿇리는 정우람인데 수가 읽히니 방도가 없었다. 정우람은 올 시즌 3경기에서 실점이 모두 같은 팀(삼성, SK, 넥센)을 상대로 연투했을 때 나왔다. 더군다나 18일 경기에선 등판했을 때 포수가 윌린 로사리오로 바뀌어서 최재훈 또는 허도환의 노련한 투수 리드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자 김 감독은 선발로 기용을 시사했던 "김재영이 한 두 번 정도는 중간(스윙맨)으로 들어와야 겠다"고 말했다. 김재영은 이미 지난 17일 경기에서 배영수가 흔들릴 때 지시를 받아 불펜에서 몸을 풀었다. 그나마 이날 1군에 장민재를 불러 공을 점검해 "괜찮아진 기미가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2군에 있는 예비 전력에도 시선을 보낸다. 앞서 "147km를 던지는 투수가 있다"며 오른손 투수 박상원(23, 2017년 3라운드)을 언급했던 김 감독은 "이충호(22, 2013년 4라운드)라는 (왼손) 투수가 있는데 재미있게 던진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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