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을 이끌 것으로 보이는 이진현, 백승호, 조영욱(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안방에서 열리는 축구 축제에서 신태용호는 4강 그리고 내심 우승을 바라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 팀은 20일 기니와 조별 리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우승을 향해 출항한다. 

FIFA 주관 대회 가운데 2번째로 큰 규모의 대회인 U-20 월드컵은 수원, 인천, 전주, 대전, 천안, 제주 등 6개 도시에서 오는 6월 11일까지 펼쳐질 예정이다. '어게인 1983'을 외치며 대회 4강을 노리는 신태용호는 마지막 담금질 단계다.

● '신태용식' 공격 축구-스리백-포백 혼용

신태용호의 강점은 공격력이다. 신 감독은 공격적인 전술을 펼친다. 2016년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공격적인 경기를 펼쳐 8강까지 진출했다. 독일, 멕시코처럼 전력이 만만치 않은 팀을 상대로도 정면 대결을 펼쳐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U-20 대표 팀도 아기자기한 패스와 적극적인 침투로 공격 전술을 펼친다. 원터치패스와 침투가 많아 팬들이 보기에도 시원시원한 스타일이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과 함께 전방부터 압박을 펼쳐 역습 속도를 늦춘다. 

조영욱이 원톱으로 낙점된 가운데, 이승우와 백승호가 포진한 2선 공격수들이 오히려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이른바 '돌려치기'로 표현되는 원터치패스 때문에 전통적인 스트라이커보다 2선 공격수의 침투가 빛을 보고 있다. 현재 상대 팀에 대한 완벽한 전력 분석이 쉽지 않은 가운데, 신 감독은 한국다운 축구를 펼치려고 한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은 보는 팬들에게도 즐거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종 모의고사였던 우루과이, 세네갈과 2연전에선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해 효과를 봤다. 세네갈에 세트피스에서 2실점했을 뿐 오픈플레이에선 실점하지 않았다. 스리백으로 수비 좌우 간격을 좁혀, 수비적 안정감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본선에서도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겠다고 밝혔다.

▲ 신태용 감독 ⓒ곽혜미 기자

● '비장의 무기' 세트피스

한국이 속한 A조는 죽음의 조로 꼽힌다. 신체 능력이 뛰어난 기니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 프로 선수들이 즐비한 잉글랜드, U-20 월드컵에서 역대 최다 우승국인 아르헨티나까지 모두 포함됐다. 한국도 신 감독 체제에서 빠르게 안정을 찾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갖췄다. 신 감독 스타일상 한국은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치르려 할 것이다. 

조별 리그 상대 3팀 가운데 소극적인 경기를 펼칠 팀은 없다. 모두 정면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팽팽한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는 가운데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치열한 경기일수록 단순하게 골을 노릴 수 있는 세트피스의 중요성은 커진다. 지난 14일 벌어진 세네갈과 평가전에서 2골을 세트피스에서 실점했지만, 신 감독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세트피스 공격도 철저히 비밀에 붙이고 있다. 신 감독은 세네갈전 뒤 "세트피스는 선수들에게 '절대 보여주면 안된다. 그냥 알아서 해라'고 말했다"며 전략 노출에 신경을 썼다. 신 감독이 세트피스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자신감이 경기장에서 어떤 전략으로 나타날지 관심이 모인다.

▲ 자신감 넘치는 21인 선수와 신태용 감독. ⓒ한희재 기자

● 안방의 이점, 부담감 넘어 자신감으로

이번 대회는 한국의 안방에서 열린다. 일방적인 팬들의 응원, 익숙한 환경 등 유리한 점이 적지 않다. 한국의 선전을 위한 '판'은 깔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도 안방에서 이뤘다. 개최국의 이점은 분명히 크다.

그러나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독이 될 수도 있다. 뜻대로 풀리지 않았을 때 심리적으로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김 해설위원은 "홈에서 열리는 대회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세밀한 부분까지 같이 준비하면서 확신을 가졌을 것"이라며 U-20 대표 팀이 잘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월드컵은 늘 어려운 도전"이라고도 덧붙이며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김 해설위원은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가는 중에 고비가 없었겠나. 국민들의 응원이 좋은 결과를 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하면서 "어린 선수들이니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선수들도 그에 부응해서 열심히 할 것"이라며 20살 어린 청소년 선수들에 대한 질책보단 칭찬을 부탁했다. 

21명의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준비했다. 신 감독과 함께한 6달 동안 치열하게 준비했고 자신감을 쌓을 만큼 연습의 효과도 뚜렷하다. 이제 외부에서 오는 관심과 압박을 넘어 피치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면 된다.

● 첫 경기의 중요성, '미지'의 기니

조별 리그 통과를 위해선 기니와 첫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김병지 SPOTV 해설위원은 "3경기 모두 중요하다"면서도 "우선 1승을 해놔야 마음도 편해지고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다"며 기니전 승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1일 파주 NFC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도 기니전을 가장 중요한 경기로 봤다. 이승우는 "기니전부터 쏟아붓겠다. 1경기, 1경기를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겠다"며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한찬희, 임민혁, 이상헌 등도 첫 경기 기니전이 중요하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그러나 기니의 전력은 현재 베일에 싸여 있다. 신태용 감독은 13일 훈련을 앞둔 인터뷰에서 “기니 같은 경우는 우리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경기를 펼쳐야 한다. 기니의 영상은 지역 예선밖에 없다. 위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니는 한국에 들어온 뒤에도 가벼운 적응 훈련만 공개하고 있다.

아프리카 팀의 전통적인 장점을 생각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김 해설위원은 "아프리카 선수들이 유연성도 갖추고, 피지컬적으로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니 선수단은 체격 조건이 좋다. 힘과 속도, 유연성을 살린 공격력에 주의해야 한다. 반대로 수비를 비롯해 조직력에선 약점을 나타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초반 기세 싸움에서 이겨야 쉽게 경기를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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