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이 강원을 꺾고 FA컵 8강에 진출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평창, 정형근 기자] “때린 사람은 기억을 못 해도 맞은 사람은 평생 기억한다”는 말이 있다.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강원과 성남의 경기는 ‘절실한 마음’에서 승패가 갈렸다. 강원의 절실한 마음이 성남보다 부족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강원 FC는 17일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컵 16강전 성남FC와 경기에서 0-1로 졌다.

6개월 만의 '리턴매치'였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만난 두 팀은 희비가 엇갈렸다. 1차전(0-0)과 2차전(1-1) 모두 무승부를 거두고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강원이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이번 시즌 챌린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남은 칼을 갈고 경기에 나섰다. 지난해 승강 PO에서 뛴 황의조와 김두현, 이창훈, 김동준 등은 패배의 아픔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성남은 승리를 향한 의지가 돋보였다. 팽팽한 접전이 이어진 후반 22분 오르슬리치가 선제골을 넣자 벤치에 있는 모든 선수들은 엄청난 환호성을 보냈다. 

‘짜릿한 복수’를 꿈꾸고 경기에 나선 성남과 달리 강원 선수들은 승강 PO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 성남을 꺾고 클래식에 진출한 이후 대대적으로 선수를 보강하며 180도 다른 팀이 됐기 때문이다. 당시 승강 PO에서 뛴 강원 선수들은 시즌 종료 후 대부분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성남과 FA 컵 경기에 나선 강원 선수 가운데 지난해 승강 PO를 뛴 선수는 황진성(당시 성남 FC 소속)이 유일했다.    

강원 FC 선수 가운데 클래식과 챌린지의 갈림길에 선 절체절명의 순간을 경험한 선수는 없었다. 이는 곧 절심한 마음과 이어졌다. 경기 직후 강원 FC 최윤겸 감독은 “성남의 투지와 경기 준비가 더 좋았다. 축구는 기술도 필요하지만 정신적인 면이 더 중요하다. 성남이 투쟁심을 갖고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성남 FC 박경훈 감독은 팀이 챌린지로 강등된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박 감독은 “지난해 11월 22일 승강 PO에서 강원에 졌기 때문에 챌린지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기필코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다. 성남의 팬들과 구단, 가족들이 챌린지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모든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 복수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패배의 쓰라린 아픔을 기억하는 팀과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팀의 역사를 단순히 떠올리는 일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승리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한 성남은 '복수 혈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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