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페 미오치치는 UFC 역사에서 처음으로 타이틀 3차 방어까지 성공한 헤비급 챔피언이 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1997년 2월 8일(이하 한국 시간) UFC 12에서 마크 콜먼이 초대 타이틀을 차지한 뒤, 20년 동안 18번 UFC 헤비급 챔피언이 바뀌었다.

마크 콜먼, 모리스 스미스, 랜디 커투어, 바스 루텐, 케빈 랜들맨, 랜디 커투어(2), 조시 바넷, 리코 로드리게스, 팀 실비아, 프랭크 미어, 안드레이 알롭스키, 팀 실비아(2), 랜디 커투어(3), 브록 레스너, 케인 벨라스케스, 주니어 도스 산토스, 케인 벨라스케스(2), 파브리시우 베우둠, 스티페 미오치치 순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들 가운데 타이틀 3차 방어에 성공한 선수는 한 명도 없다. 랜디 커투어, 팀 실비아, 브록 레스너, 케인 벨라스케스가 타이틀을 두 번까지 지키는 데 그쳤다.

현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34, 미국)가 신기록 작성에 가까이 다가갔다. 지난해 9월 UFC 203에서 알리스타 오브레임을 1라운드 KO로 꺾은 뒤, 14일 UFC 211에서 도스 산토스를 1라운드 TKO로 이겨 타이틀 2차 방어에 성공했다. UFC 역사상 처음으로 타이틀을 3연속 방어한 헤비급 챔피언이 될 수 있다.

미오치치는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 계속 이기다 보면 기록은 자연스럽게 깨질 것이다. 아주 큰 업적이다. 연전연승할 것이다. 챔피언으로 불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2011년 7승 무패의 전적으로 옥타곤에 입성했을 때, 그가 이렇게 성장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미오치치는 크로아티아계 미국인으로, 미르코 크로캅을 동경했다. 크로캅이 입던 체크무늬 파이트 쇼츠를 구입해 입고 싸우곤 했다. 국내 팬들은 그런 미오치치에게 '짝퉁캅'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러나 이제 그를 그렇게 부르는 사람은 없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도 미오치치의 진화에 손뼉을 친다. "2014년 12월 도스 산토스와 처음 싸웠을 때 미오치치가 아니다. 완성된 파이터로 성장했다. 대단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의 상승세는 기록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2015년부터 5경기 전승했고 모두 (T)KO승이었다.

2015년 10월 마크 헌트를 5라운드 TKO로 이긴 뒤, 안드레이 알롭스키·파브리시우 베우둠·알리스타 오브레임에 이어 도스 산토스까지 네 명의 강자를 2라운드가 되기 전에 주먹으로 끝냈다.

이 네 경기마다 미오치치는 보너스 5만 달러를 받았다. 4경기를 이기는 데 필요했던 시간은 정확히 10분 30초. 파이트머니를 제외하고 보너스로만 벌어들인 돈은 20만 달러(약 2억 2,000만 원)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UFC 헤비급은 벨라스케스와 도스 산토스의 양분 시대였다. 둘은 타이틀전에서 3번 맞붙었고 벨라스케스가 상대 전적 2승 1패로 앞섰다.

미오치치가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도스 산토스를 확실히 꺾어 자신의 시대를 열었다. 부상을 딛고 돌아올 벨라스케스까지 이긴다면 UFC 헤비급은 미오치치 독주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미오치치는 현역 소방관이다. 경기 일정이 없으면 파트타임으로 소방서에 나가 의료 요원으로 일한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소방관이다.

그는 2014년 12월 한 인터뷰에서 "물론 격투기가 먼저다. 내 직업이다. 생계를 이어 갈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소방관으로 일하는 게 즐겁다. 벌써 6~7년 동안 해 왔다. 사람들을 구하고 돕는 일을 늘 바랐다. 챔피언이 됐을 때도 소방관 일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 약속처럼 미오치치는 몸을 추스르는 대로 소방서로 나갈 것이다.

미오치치는 미국의 국립순직소방대원재단(National Fallen Firefighters Foundation)에 기부도 하고 있다. '순직자들을 기억해 주세요'라고 쓰인 티셔츠를 판매하고 그 수익을 재단에 보낸다.

미오치치는 "소방관들을 돕는 일을 원해 왔다. 동료들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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