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후 인터뷰 하는 김상수. ⓒ 대구,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저도 모르게 뛰었어요."

1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시즌 7승을 거뒀다. 삼성이 과거 왕조를 만들었을 때와 같은 경기 내용으로 4-1 승리를 거뒀다. 

경기 초반 상대 선발투수 앤디 밴헤켄을 공략해 4점을 뽑았고 선발투수 백정현이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이닝 투구를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백정현에 이어 등판한 심창민은 2이닝 무실점, 장필준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앤디 밴헤켄 공략 중심에는 주장 김상수가 있었다. 김상수는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1도루로 활약하며 리드오프 정석을 보여줬다. 0-1로 뒤진 1회에는 중전 안타로 출루 후 김헌곤 구자욱 연속 안타로 득점해 동점 주자가 됐다. 2-1로 앞선 2회 2사 1루에 좌익 선상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뽑았다.

3-1로 불안한 리드가 이어지는 5회. 김상수는 선두 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김헌곤과 구자욱이 범타로 물러났다. 김상수는 2사 1루 다린 러프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고 러프가 김상수를 홈으로 부르는 적시타를 뽑았다. 

경기 전 김한수 감독은 "(김)상수가 방망이가 좋고 수비도 잘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 도루할 발목 상태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독 인터뷰 내용과 달리 김상수는 도루해 득점권에 들어갔고 쐐기점을 올리는 주자가 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상수에게 묻자 "나도 모르게 뛰었다. 도루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김상수는 이기고 싶은 마음에 발목 상태보다는 득점권에 들어가고 싶었다.

김상수는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목을 다쳤고 시즌 초반에 결장했다. 복귀 후 좋은 타격감과 수비 구심점으로 활약하며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전력은 올랐으나 삼성 성적은 좋지 않다. 12일 넥센전 승리로 시즌 7승을 챙겼다. 9위 kt 위즈와도 6.5경기 차가 나는 최하위다.

"삼성에 있으면서 이렇게 어려웠던 적이 없었다." 김상수 말대로 삼성 역사상 2할 승률을 기록한 적이 없다. 김상수는 소속 팀이 가장 힘든 시기에 주장이라는 어려운 자리에 있다. 김상수는 "사실 혼자 헤쳐나가기는 힘든 상황이다"며 선참 선수들과 동료들이 자신들을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다.

주장은 더그아웃 분위기를 밝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못 치고 들어와도 일단 밝게 하려고 한다. 감독님도 밝게 하자고 많은 이야기를 하신다. 나는 선수들이 파이팅을 낼 수 있도록 하려 한다"며 분위기가 다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12일 경기에서 삼성은 9회 위기를 맞이했다. 마무리 투수로 등판한 장필준이 서건창과 윤석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 3루 위기가 됐다. 3점 차여서 홈런이면 동점까지 되는 상황. 유격수 김상수가 수비 위치를 지시하고 투수 장필준에게 무언가를 말하는 장면이 있었다.

김상수는 "그냥 자신 있게 던지라고 이야기했다. 뒤에서 보니까 구위가 좋았다. 치기 힘들어 보이는 공이었다"며 흔들리는 구원 투수를 독려했다고 밝혔다. 김상수 독려 덕분이었을까. 장필준은 김웅빈을 삼진으로 잡고 김민성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11일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삼성 구자욱은 1루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발목 상태가 좋지 않은 김상수 도루와 같은 맥락이다. 김상수는 "안 이기고 싶어 하는 선수는 없다. 매 경기 이기려고 하는데 그동안 투타 엇박자가 있었다. 오늘(12일)을 계기로 좋아질 것이다. 정말 이기고 싶었다"며 힘주어 말했다. 여기저기 흙이 묻은 유니폼이 주장 김상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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