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유격수 하주석은 올 시즌 4개의 홈런 가운데 3개를 밀어서 만들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6일 대전에서 벌어진 kt와 경기에서 한화 유격수 하주석은 프로에 입문하고 처음으로 연타석 홈런 손맛을 봤다.

그런데 왼손 타자인데도 두 개의 홈런 타구 모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밀어쳐서 비거리 105m, 115m짜리 타구를 날렸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4일 시즌 첫 홈런도 밀어쳐서 뽑았다. 시즌 홈런 4개 가운데 3개가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6일 경기에서 안타 2개 역시 왼쪽으로 향했다. 철저하게 밀어쳤다.

하주석은 연타석 홈런을 친 뒤 "(상대 투수) 돈 로치의 공이 좋다고 이야기를 들어서 몸쪽으로 오는 공은 버리려고 생각했다"며 "방향을 항상 좌중간으로 생각하고, 몸이 열리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밝혔다.

하주석은 원래부터 밀어치기에 능숙했다. 신일고 1학년 때 이영민 타격상을 이끈 고타율 0.431 뿐만 아니라 왼쪽, 가운데, 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타구를 날리는 스프레이 히터로 주목을 받았다. 하주석의 타격 능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풀타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전체 타구 가운데 왼쪽으로 향한 타구가 41.4%, 가운데로 향한 타구가 23.1%에 이른다. 올 시즌엔 좌중간으로 보내는 비율이 늘었다. 타구 방향이 왼쪽에 41%, 가운데로 26%다.

하주석은 "스윙할 때 오른쪽 어깨가 빠지는 경향이 있어서 좌중간으로 밀어치려고 노력을 했다. 또 상무에 있을 때 이영수 코치님이 좌중간으로 보내보자고 했는데 첫 날 홈런 2개를 쳤다. 그 이후로 (밀어치기가) 내 루틴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원래 어렸을 때부터 좌측, 좌중간 방향으로 가야 좋은 타구가 많았다. 감독님과 오른쪽 어깨를 닫고 왼쪽으로 치는 연습을 많이 했다. 경기 땐 투수와 타이밍에 신경을 쓰는 대신 연습 때 왼쪽으로 보내려고 노력한다"고 올 시즌 초반 설명한 적도 있다.

대개 밀어칠 때는 방망이를 바깥쪽 공에 맞히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타구에 실리는 힘이 다소 떨어진다. 실전에서 투수들이 70~80%에 이르는 공을 바깥쪽에 던지는 이유, 장타자들이 바깥쪽 공을 버리는 이유가 장타와 관련이 있다.

그런데 하주석은 오랜 기간 밀어치는 방식으로 타격을 해왔기 때문에 밀어치면서도 타구에 힘을 싣는 요령을 터득했다. 지난해 장타율이 0.410으로 낮지 않았는데 올 시즌 초반엔 0.504에 이른다.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가 많아 3루타도 벌써 3개를 쳐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투수로선 하주석이 좋아하는 바깥쪽 코스를 피하려 장타 위험이 도사리는 몸쪽을 던지기가 쉽지 않다. 올 시즌 3번째 홈런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고영표의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몸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김성근 감독은 "하주석이 겨드랑이가 열리지 않으면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다. 수위 타자까지 가능하다.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쪽 어깨가 열리지 않는 연습을 많이 했다. 그런 면에서 올 시즌 타격이 굉장히 나아졌다"고 말했다.

하주석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일취월장했다. 올 시즌 실책이 1개 뿐이다. 27경기 연속 무실책 기록을 이어 가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병역까지 일찌감치 해결했다. 그리고 올해 나이 고작 23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