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체티노 vs 벵거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프리미어리그 클럽 가운데 런던 연고 클럽만 5개. 그 가운데서도 유난히 뜨겁고, 실력이 막강한 북런던의 라이벌이 '동상이몽' 서로 다른 목표를 두고 맞붙는다.

토트넘과 아스널은 다음달 1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리는 2016-17 시즌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에서 한판대결을 벌인다.

두 팀의 라이벌전은 첫 리그 맞대결이 190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본격적인 라이벌 관계는 북런던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던 토트넘 경기장 근처로 아스널이 이사를 오면서 1913년부터 시작된다. 공장 지대가 많이 분포했던 북런던에서 축구 인기가 높았고 두 팀의 라이벌전도 치열한 대결이 됐다.

1996년 부임 뒤부턴 아르센 벵거 감독 부임 뒤부턴 아스널이 절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벵거 감독과 함께 15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지난 20번의 시즌 동안 토트넘이 아스널보다 높은 순위에서 리그를 마친 적은 없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사정이 다르다. 아스널이 토트넘을 역전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뒤집힌 성적 속에서 자존심까지 걸렸다. 이번 경기 승리로 토트넘은 '승점 4점 차'로 앞선 첼시 추격을, 아스널은 '4위권' 내 진입을 노린다.


▷ '숫자 4'의 역설, '수비로 실리' 아스널

아스널의 현재 순위는 6위. 벵거 감독과 선수들 그리고 팬들까지 마음이 무거울 만한 결과다. 국내 팬들에게 '숫자 4'는 아스널을 상징하는 숫자처럼 돼버렸다. 기대에 비해 늘 부족한 순위인 3,4위를 오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아스널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재정 축소 속에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잃었지만 여전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사수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에는 후반기에 예년보다 더 깊은 부진에 빠졌다. 우승 경쟁에서 밀려난 4위가 아니라, 추격해서 4위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벵거 감독은 실리를 찾고자 수비 전술로 변화를 시도했다. 아름다운 축구를 하고 싶다던 벵거 감독도 생존을 위한 선택을 했다.

일단 결과는 성공적이다. 스리백 전환 뒤 3연승을 달렸다. 맨시티를 준결승에서 2-1로 꺾고 FA컵 결승에도 안착했다.

그러나 과정엔 아직 의문부호가 따른다. 수비에서 역습 전개 과정이 아직 매끄럽지 않다. 시즌 전부터 준비한 전술이 아니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깜짝 카드'기 때문이다. 역습 없는 수비 전술은 의미가 없다. 알렉시스 산체스와 메수트 외질의 개인 기량에만 의존하기엔 토트넘의 공수 양면이 모두 안정돼 있다.

▲ 외질의 살아난 발끝을 믿어야 한다.

▷ 밀집 수비 공략이 과제, 토트넘

토트넘은 FA컵 준결승에서 우승 경쟁 중인 첼시에 2-4로 패했지만 여전히 잘나간다. 리그에선 8연승 중이다. 물오른 공격수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이번 북런던 더비에서 공격진 활용을 두고 더 깊이 고민해야 한다. 신뢰하고 있는 해리 케인-크리스티안 에릭센-델레 알리 삼총사를 두고, 득점 감각에 물이 오른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핵심이다. 첼시와 FA컵 준결승전에서 손흥민을 왼쪽 윙백으로 활용하는 '기책'을 펼쳤지만 결과는 실패에 가까웠다.

애초에 토트넘의 스리백은 밀집 수비에 대한 대책이었다.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중앙 지향적인 선수들로 배치했다. 측면 공격을 수비수 대니 로즈와 카일 워커에게 맡겨 공격 숫자를 대폭 늘렸다. 그러나 대니 로즈 부상 이탈 이후 파괴력이 떨어졌다.

최근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에서 더 공격적이다. 굳이 스리백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손흥민의 상승세가 그 이유다. 손흥민은 원래 측면으로 빠져 움직였다. 역습 땐 힘을 썼지만 좁은 공간에선 고전했다. 손흥민이 이제 중앙 공격수들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중앙의 동료가 공을 받는 타이밍에 맞춰 빠르게 공간을 찾아 움직인다. 좁은 공간에서도 장점이 나오기 시작했다. 간결한 마무리는 그의 최대 강점이다.

토트넘은 우승 경쟁을 잇기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3위권과는 이미 승점 여유가 있다. 첼시와 승점 4점 차를 좁히는 것이 목표다. 승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결국 공격뿐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어떤 방식으로 공격력을 극대화할까.

▲ 손흥민이 또 토트넘에 승리 안길까.

▷ 우승과 4위, 다른 목표를 향하여

아스널과 벵거 감독은 마음이 급하다. 일단 FA컵에 결승에 올라 팬들의 분노를 일시적으로 잠재우긴 했다. 그러나 팬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프리미어리그 우승 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과학'으로 여겨지던 4위를 지키는 것도 이제는 도전이다. 추격하는 처지에서 승점 1점이 아쉬운 상황이다. 수비적으로 나서겠지만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토트넘과 포체티노 감독도 우승이 필요하다. 최근 성적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트로피가 없는 것은 변함없다. 2007-08 시즌 리그컵 우승이 마지막이다. 늘어난 투자와 포체티노 감독의 부임으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탈바꿈했지만 결과가 없다. 이번 시즌 유난히 치열했던 순위 다툼 속 살아남아 첼시의 뒤에 바짝 붙었다. 첼시가 넘어지길 기다려야 하지만 희망은 있다. 북런던 더비 승리로 희망을 이어야 한다. 무승부도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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