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현준 기자] 승리는 했지만 바르셀로나 중원의 활약은 실망스러웠다. MSN의 짐을 덜어주기 보단 그들의 힘에 얹혀가는 느낌이었다.

바르셀로나는 30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RCDE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경기에서 루이스 수아레스의 멀티 골과 이반 라키티치의 골로 에스파뇰에 3-0으로 승리했다.

24일 레알 마드리드와 라리가 33라운드에서 짜릿한 3-2 승리, 이어진 오사수나와 경기에서 7-1 대승을 거둔 바르셀로나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이 기세를 몰아 에스파뇰에 승리해 3연승을 노렸다. 마침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던 네이마르도 에스파뇰전에 출전할 수 있었다. 경기 한 시간 전 발표된 명단엔 MSN을 포함해 대부분의 주전들이 총출동했다. 중원은 이반 라키티치, 안드레 고메스,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출전이 결정됐다.

바르셀로나는 경기 시작부터 에스파뇰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에스파뇰은 바르셀로나의 빌드업을 방해하기 위해 쉬지 않고 전진했다. 그러자 바르셀로나는 안드레 테어 슈테겐으로부터 시작되는 후방 빌드업이 어려워졌다. 바르셀로나가 경기를 원활히 풀기 위해선 이 문제의 해결이 필요했고, 그 임무를 중원이 맡아줬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수비를 적극 지원해주는 부스케츠만 눈에 보였을 뿐, 라키티치와 고메스의 존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물론 라키티치는 높게 올라가 과감한 중거리 슛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원의 안정감을 보탰다고 하긴 어려웠다. 고메스는 에스파뇰 선수들과 몸싸움에 밀리며 고전했다.

중원에서 공격진으로 볼 배급이 제대로 되지 않자 바르셀로나는 MSN이 내려와 빌드업에 가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메시는 수비 진영 가까이 내려와 네이마르와 루이스 수아레스에 직접 볼을 넣어줬다. 전반 11분엔 네이마르가 화려한 개인기 후 직접 슛까지 연결했으나 에스파뇰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다행히 바르셀로나는 후반 5분 터진 수아레스의 골에 힘입어 주도권을 가져왔다. 후반 32분엔 메시가 만들어준 기회를 라키티치가 쐐기 골로 이어갔다. 경기 후 바르셀로나의 중원은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평균 7점대의 준수한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그들이 이번 경기에서 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말하긴 힘들다. 부스케츠를 제외하면 바르셀로나의 중원은 수아레스의 골이 나오기 전까지 팀에 기여한 부분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12일 유벤투스를 상대로 0-3 대패를 당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에선 바르셀로나 특유의 지배력을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패배였다.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MSN이 막힌 상황에서 중원은 그들을 든든히 지원하지도, 지키지도 못한 채 무력한 경기력을 보였다. 9일 말라가 원정에서 0-2로 패한 경기에서도 중원은 무력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선제골이 터지기 전까지 그들은 무력했고, MSN이 경기를 풀어주기 전까지 그들을 대신하거나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줄 존재가 중원엔 없었다. 승리는 했지만 바르셀로나의 심각한 MSN 의존도와 중원의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난 경기였다.

[영상] 'MSN 가동' Goal's - 에스파뇰 vs 바르셀로나 ⓒ이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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