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현준 기자] 마이클 캐릭(35, 잉글랜드)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언성 히어로(Unsung Hero)'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캐릭과 맨유의 인연은 2006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맨유는 ‘전설’ 로이 킨의 대체자를 찾고 있었고, 토트넘 핫스퍼에서 기량을 꽃피워가던 캐릭을 주목했다. 그때 맨유가 캐릭 영입에 들인 금액은 1860만 파운드(약 319억 원, 당시 환율 기준). 예상 외 높은 이적료에 영국 언론들은 맨유가 캐릭에 너무 많은 돈을 썼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맨유는 아랑곳하지 않고 캐릭에게 킨의 등번호였던 16번을 부여하며 큰 기대를 드러냈다.

캐릭은 킨과는 확연히 다른 색깔로 맨유 중원의 주축이 됐다. 킨이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로 중원을 호령했다면, 캐릭은 정확한 패스와 안정감을 바탕으로 맨유에 자리 잡았다. 특히 예리한 중거리 패스와 슛은 일품이었다. 계약 당시 많은 의문 부호를 달았던 캐릭은 현재까지 맨유에서 11번의 시즌, 통산 452경기에 출전하면서 맨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1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5회 등 수많은 우승컵을 맨유에 안겼다.

그가 오랜 시간 맨유에서 뛰었기에 ‘언성 히어로’로 불린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캐릭은 팀의 상황에 따라 과감한 포지션 변경으로 팀을 지탱했다. 특히 2011-2012 시즌부턴 수비수들이 부상으로 자주 이탈하게 되면서 센터백을 겸업, 팀의 최후방을 지켰다. 강력한 몸싸움을 지닌 건 아니지만 노련미로 상대의 패스 루트를 차단하며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낯선 포지션에서 출전해도 준수한 활약을 펼쳐 맨유에서 큰 신뢰를 받았다.

만 35세에 접어든 지금도 맨유에서 캐릭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물론 부상과 체력적인 문제로 출전 횟수가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출전하는 경기마다 제 몫을 다해주면서 현재 팀의 리그 5위와 UEL 4강 진출에 기여했다. 선수로서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캐릭은 여전히 팀에 없어서는 안 될 맨유의 사령관이다.

캐릭의 헌신에 맨유는 지난달 2일 구단 홈페이지에 "캐릭이 11년 동안 뛰어준 것에 보답하기 위하여 6월 4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유 2008년 베스트와 캐릭 올스타의 자선 경기를 개최한다"고 발표했고, 그의 TOP 10 골 영상을 제작해 그동안 활약해준 캐릭에게 감사를 표했다.

::: 맨유 구단 선정 캐릭 TOP 10 골

1. 2006-2007 시즌 vs AS로마(UCL), 7-1 승

2. 2006-2007 시즌 vs AS로마(UCL), 7-1 승

3. 2011-2012 시즌 vs QPR(EPL), 2-0 승

4. 2009-2010 시즌 vs 볼프크부르크(UCL), 2-1 승

5. 2013-2014 시즌 vs 풀럼(EPL), 2-2 무

6. 2008-2009 시즌 vs 위건(EPL), 2-1 승

7. 2007-2008 시즌 vs 웨스트햄(EPL), 4-1 승

8. 2014-2015 시즌 vs 토트넘(EPL), 3-0 승

9. 2006-2007 시즌 vs 레딩(FA컵), 1-1 무

10. 2006-2007 시즌 vs 아스톤 빌라(EPL), 3-1 승

[영상] '맨유의 사령관' 마이클 캐릭 커리어 TOP 10 골 ⓒ스포티비뉴스 정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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