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유강남과 양상문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23일 KIA전을 7-1 승리로 마친 뒤 LG 포수 유강남은 손에 늘 그렇듯 두꺼운 공책을 쥐고 있었다. 포수로는 아직 어린 나이인 그가 꾸준히 발전할 수 있던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이 공책이다. 그런데 그를 1군에 남을 수 있게 한 또 다른 무기 공격력은 올 시즌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유강남의 침묵이 계속되자 양상문 감독이 팔을 걷어붙였다. 23일 경기 전 직접 토스 배팅을 도왔다. 투수 출신인 양상문 감독은 타자들에게 타격 기술에 대한 조언은 거의 하지 않는데, 이번은 달랐다. 아주 디테일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유강남과 타격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경기 전 브리핑에서 양상문 감독은 "안 올려주게 생겼느냐"며 웃었다. 그는"원래 타자들이 훈련할 때는 끼어드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선수(유강남)도 나도 답답해서 해봤다. '꿀팁'이 됐으면 좋겠다. 이렇게 자극을 받아서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살아날 수도 있지 않을까. 8번에서 유강남이 좀 쳐줘야 타순이 잘 돌아갈 텐데 꽉 막혀있다. 힘 있는 타자인데 번트시키는 건 아깝다"고 말했다.

유강남은 올 시즌 18경기에서 타율 0.111(36타수 4안타)에 그쳤다. 삼진은 5개뿐인 대신 정타가 드물다. 그런데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도 유강남의 타격에는 불이 붙지 않았다. 4월 14경기에서 타율 0.222(36타수 8안타)에 장타 없이 삼진은 8개였다. 결국 4월을 다 채우지 못하고 1군에서 말소됐다.

양상문 감독은 올해는 다른 방법으로 유강남을 일으키려 한다. 타격 재능이 있는 선수인 만큼 스스로 답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비록 지난해 후반부로 갈수록 타격이 무뎌졌고, 타율 0.266과 OPS 0.705로 시즌을 마쳤지만 6월 성적은 타율 0.441, OSP 0.824로 뜨거웠다. 한창 감이 좋을 때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어깨를 다쳐 상승세가 꺾이고 말았다. 

타격에서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유강남은 요즘 어깨가 무겁다. 유강남에게 양상문 감독과 나눈 이야기에 관해 물었더니 "감독님이 치는 방법을 바꿔보자고 얘기하셨다. 요새 하도 안 맞으니까 신경을 써주신 것 같다. 아무래도 이럴 때 감독님이 한마디 해주시면 힘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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