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배정호 기자] 연고이전. 그리고 13년이 흘렀다. 누군가에게는 아픔이었던 사건. 경기 시작 전 안양FC 서포터 ‘레드’쪽에서는 빨간 홍염이 타올랐다. 붉은 불빛은 연기를 쏟아냈고 경기장을 뒤덮었다. 

경기장 입구에서는 웃음이 오갔지만 묘한 긴장이 흘렀다. 가장 관심이 가는 경기. 심판, 협회 구단 관계자 모두 긴장했다. 

홍염이 타오르자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경호원들은 재빠르게 무전으로 상황을 파악했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소방관도 출동했다. 

▲ 수십 개의 홍염 폭죽이 터졌다. 규정 위반이지만 동시에 한 서린 응원. ⓒ곽혜미 기자

경기 뒤 황선홍 감독은 “사실 홍염이 타오르는 것에 깜짝 놀랐다”면서도 “축구는 역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좋은 이미지로 승화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은주 FC 안양 단장도 “(홍염은) 서포터즈의 열정으로 볼 수 있다. 그만큼 팀을 사랑한다는 증거다. 오래된 히스토리가 있다. K리그에 더 많은 스토리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윤일록은 전반 선제골을 넣은 뒤 안양 팬들을 향해 세리머니했다. 그는 “불꽃에 경기가 지장 받은 것 같아 그렇게 표현했다. 안양 팬들이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90분 치열했던 경기는 FC 서울의 2-0 승리로 끝났다. 

경기 뒤 혹시 모를 상황에 경호원들과 경찰들이 배치됐지만, 안양 팬들은 ‘부정북패’라는 걸개를 내걸었을 뿐 다른 돌발 행동을 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다가오자 안양 팬들은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고 질서 정연하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영상] 타오른 홍염을 바라보는 시각들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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