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베이스볼'은 지난주부터 다른 콘셉트로 여러분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전력 분석원의 시각으로 본 야구를 전달해 드리기로 한 것인데요. 전력 분석원은 선수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빼어난 분들이죠. 그들의 눈에 비친 선수들을 여러분께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가급적 신인급이나 새 외국인 선수처럼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선수들을 주요 대상으로 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 드립니다.

▲ 체인지업을 던지고 있는 애디튼.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롯데 새 외국인 투수 애디튼은 입단 당시만 해도 별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현역 메이저리거까지 한국 땅을 밟는 상황에서 대만 리그서 뛰고 있는 선수 영입은 얘깃거리가 되지 못했다. 그만큼 기대치도 낮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 두 경기에 등판해 1승을 거뒀으며 평균자책점도 2.53으로 수준급이다. 애디튼에게는 어떤 매력이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투구 내용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전력 분석원들의 의견을 구해 봤다.

A 전력 분석원은 "애디튼에게서 봉중근의 느낌이 난다"고 했다. 두 선수는 투구 폼부터 다르다. 애디튼은 정통파 좌완 투수지만 봉중근은 그보다는 팔이 낮게 나온다. 그런데 왜 애디튼의 투구에서 봉중근이 보인다는 것일까.

A 전력 분석원은 체인지업을 이유로 들었다. 애디튼은 좌완 투수들의 주 무기 가운데 하나인 슬라이더를 거의 던지지 않는다. 때문에 우타자의 몸쪽이나 좌타자의 바깥쪽을 공략할 변화구가 필요하다. 이때 체인지업을 사용하는 것이다.

A 전력 분석원은 "봉중근도 슬라이더 대신 체인지업을 활용한다. 때문에 타자에게 낯설을 수 있다. 좌투수가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추신수와 류현진의 첫 맞대결에서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던지자 추신수가 황당해 했던 이유다. 또한 우타자자 몸쪽으로 체인지업을 던지는 좌투수도 거의 없다. 낯선 궤적을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에 위력적일 수 있다. 봉중근과 애디튼은 이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라고 말했다.

B 전력 분석원도 애디튼의 투구에서 '낯선 점'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는 "애디튼은 근래 보기 드문 좌완 정통파 투수다. 타자로서는 다른 투수들보다 높은 곳에서 공이 떨어지는 기분이 들 것이다. 릴리스 포인트가 높기 때문에 낯선 궤적을 보인다. 공을 감추는 동작도 좋다. 끝까지 공이 안 보인다. 분명한 장점을 갖고 있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국내 좌완 투수들은 수준급 선수들이 많은 한국 좌타자들을 잡기 위해 대부분 팔이 다소 옆으로 내려가는 추세다. 우타자가 사이드암스로나 언더핸드스로 투수에게 약한 것과 같은 이치다. 그 팔 스윙에서 바깥쪽 승부를 주로 활용한다.

하지만 애디튼은 기존 한국 좌완 투수들과 스윙이 다르다. 정통파 궤적을 갖고 있다. 낯설게 다가갈 수 있는 무기를 지닌 셈이다.

C 전력 분석원은 "좌완 투수들이 좌타자를 상대로 몸쪽 체인지업을 잘 안 던지는 이유는 제구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잘못 제구되면 높게 가운데로 몰려 장타를 맞을 수 있다. 애디튼이 이 공을 잘 활용한다는 건 그만큼 자신의 투구 메커니즘과 제구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자신만의 야구가 정립된 투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주자가 나갔을 때도 빠른 움직임을 갖고 있다는 점도 좋은 내용이다. 주자 견제 능력도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낯선 것만으로 버틸 수는 없기 때문이다.

D 전력 분석원은 "한 경기에서도 타자들이 세 번까지 당하지는 않을 수 있다. 때문에 긴 이닝엔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팔 각도가 높고 디셉션 동작이 있는 것은 모두 부수적인 문제다. 익숙해지면, 즉 투구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맞아 나갈 확률도 높아진다. 애디튼은 140km도 넘지 않는 구속을 갖고 있다. 불펜이 강하지 못한 롯데로서는 2% 부족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느 팀이건 외국인 투수들이 긴 이닝을 던져야 팀이 잘 돌아간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애디튼은 좀 더 시간을 두고 관찰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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